광주 무각사, ‘중창불사 특별전’

▲ 수월관음도 180x200cm 스테인드글라스.
임종로 작가 스테인드글라스6

한국불교 미술사상 선구적 시도
동서양과거현대 조화 이색
수월관음도만다라 등 고려불화
215일까지 전시 후 지장전 설치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한국 불교미술 사상 최초로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로 제작된 고려불화가 대중에 공개된다.

광주 무각사(주지 청학)는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고려불화 등 6점을 선보이는 중창불사 특별전215일까지 경내 로터스갤러리서 진행한다. 작품들은 2014년 중창불사를 시작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공될 지장전에 설치될 예정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금속산화물을 녹여 붙이거나 표면에 안료를 구워 붙인 색판 유리조각을 접합시키는 방법으로 채색한 유리판이다. 7세기경 중동지방서 시작돼 11세기 서구에 전해졌고, 12세기 후 교회당 건축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자연채광을 통한 예술성과 종교적 장엄함이 포인트다.

무각사에 설치될 스테인드글라스는 수월관음도지장보살도지장시왕도아미타발대보살도현대단청만다라문양 등 고려불화로, 특히 수월관음도는 자연채광에 비쳤을 때 살아나는 생동감과 우아함이 더욱 매력적이다.

불교미술에 스테인드글라스 기법을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불교미술 사상 선구적 시도란 점에서 주목된다. 무각사 측은 현재 유럽에선 스테인드글라스가 하나의 조형 예술로 새롭게 인식되며 예술적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데 비해, 한국에선 편견과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각사는 중창불사를 시작하는 단계부터 자연채광을 활용하면서도 불교적인 장엄미와 예술성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스테인드글라스에 주목, 역사상 처음으로 스테인드글라스 불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대의 조화란 점에서 획기적이라며 앞으로도 시대와 종교를 초월하는 문화시민의 중심 도량으로 도약할 것이라 덧붙였다.

전시된 6점은 전부 임종로 작가의 작품이다. 임종로 작가는 스테인드글라스 전문으로, 대학시절 스테인드글라스를 배우기 위해 르네상스 탄생지인 피렌체서 유학했다. 그는 16년 간 이탈리아 공방작가로 활동하며 스테인드글라스의 제작 기술을 익혔다.

임 작가는 이번 무각사 전시를 위해 2016년 초 작업에 착수, 10개월에 걸쳐 6점을 완성했다. 불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새 시도인 만큼 각별한 신경을 썼다.

임 작가는 불교미술에 표현된 장신구들이 워낙 섬세하고 복잡하다. 그것을 표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특히 현존하는 고려불화 160여점의 대부분이 외국에 있어 원본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최대한 전통을 재현하는 한편, (보살상의)골격에 변화를 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평면미술과 달리, 빛과 만났을 때 극한의 화려함을 내뿜는 스테인드글라스의 매력을 고려해 불화의 원래 형태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

또한 고려불화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될 지장전이 반지하인 것도 작업 과정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임 작가는 지장전 내부에 햇빛이 잘 들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조명을 설치함으로써 자연광이 드는 것처럼 표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임종로 작가는 2001년 피사 로솔리 미술학교서 스테인드글라스 개인전, 2004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60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전시, 2006년 성서 주제 모자이크 멜리니와 공동작업 설치, 2010년 나이지리아 라고스 대성당 모자이크 전시 설치, 2013년 아우스틴 대성당 8개 창문 스테인드글라스 전시 설치 등 해왔다. 현재 이탈리아 미켈레멜리니 스튜디오 수석작가를 맡고 있으며, 미술공방 ‘Studio AuraArte’를 운영하고 있다. (062)383-0108

▲ 임종로 작가가 지장시왕도를 그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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