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위한 혁명적 기술, 자애

샤론 샐즈버그 지음|김재성 옮김|조계종출판사 펴냄|1만 5천원
우리는 늘 같은 실수를, 같은 사람을, 같은 상황을 반복하며 다시 괴로움에 빠지고 만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러한 삶의 부침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버티며 살아가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해야 건강하고 일관성 있고 조화로운 감성으로 삶의 모든 부침들을 견뎌 낼 수 있을 것인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는 평화와 흔들림 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깊은 행복 원천 찾는 열쇠, 자애 명상
위빠사나는 붓다가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은 수행법으로, 한 대상에 마음을 집중한 고요한 상태서 끊임없이 변화 생성하며 소멸하는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수행을 말한다.

1970년대 초부터 숭산 스님에게 선불교를 배우던 매사추세츠 의과대학의 존 카밧 진 명예교수는 샤론 샐즈버그가 1976년에 설립한 통찰수행회서 처음 위빠사나를 접한 뒤, 불교 심리학을 실체 치료에 접목하여 위빠사나 수행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을 기반으로 한 스트레스 감소 이완(MBSR: Mindfullness-Based Stress Reduction)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심리 치료에 적극 응용했다. 이후 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에 바탕을 둔 이 명상치료법은 미국 전역에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불교 수행, 특히 위빠사나 수행은 본격적인 수행에 들어가기 전에 예비적으로 해야 하는 네 가지 수행이 있다. 붓다의 덕목에 대한 명상(佛隨念), 육체의 부정함에 대한 명상(不淨觀), 죽음에 대한 명상(死念), 마지막으로 자애 명상(慈觀)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네 가지 보호하는 수행’이라고 한다. 이 수행들은 수행자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감각적인 욕망에 빠지고 분노에 휩싸이는 것으로부터 우리 마음을 보호하고 지켜 준다. 이 가운데 자애 명상은 이른바 자비관이라고도 불리는 수행법으로 실제 삶에서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네 가지 고귀한 마음…자애, 연민, 함께 기뻐함, 평온
틱낫한, 페마 초드론과 함께 ‘살아 있는 명상 스승’으로 존경받는 샤론 샐즈버그는 위빠사나 가운데서도 자애 명상에 담긴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우리의 근원적인 고립감과 외로움, 슬픔과 괴로움을 치유하는 동시에 가장 깊은 행복의 원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을 위한 혁명적 기술, 자애>는 나와 모든 존재의 행복을 기원하는 자애 명상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하고, 실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지침서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에서 느낀 친근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인 자애(慈), 연민(悲), 함께 기뻐함(喜), 평온(捨) 향상시키는 수행에 대해 친절히 소개한다.

네 가지 덕목 가운데 가장 첫 번째로 언급되는 ‘자애(慈愛)’는 빨리어로 메따라고도 하며 모든 존재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을 가리킨다. 자애 명상은 가장 먼저 ‘나의 행복’을 바라는 일에서 시작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 친구, 은인, 적, 싫지도 좋지도 않은 감정이 드는 중립적인 사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존재 등으로 점차 확장해 나간다.

나머지 덕목인 연민, 함께 기뻐함, 평온은 메따에서 발전해 나가며 메따가 그 나머지 덕목들을 지탱해 주고 확장시킨다. 자애 명상 분야의 탁월한 지도자로 지난 40년 동안 세계 도처의 학교, 기업체, 정부기관 등에서 종파를 초월한 수련법을 수천 명에게 가르쳐 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명상에 대해 회의적이거나 심지어 거부하던 사람들까지도 서서히 삶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명상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한 사람, 시작하려고 결심만 하고 망설이던 사람, 하고 있으나 벽에 부딪힌 사람들에게 자세, 호흡, 구체적 일정과 문제해결에 이르는 세세한 부분까지 친절히 알려 주며 일상 속에서 자애 명상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진정한 행복을 위한 마음 혁명
우리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감정들이 무엇인지를 깊이 알게 되면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자애 명상을 하면 시기나 질투, 탐욕과 거짓이라는 괴로운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에게 한없는 연민의 마음을 품으며, 다른 이들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고, 작은 것이라도 베푸는 행위를 통해 진정한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 타인에게 양보하고, 타인에게 마음을 열기 위해 애쓰며,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듯 다른 이들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해 나가게 된다.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혁명적인 행동이다.

왜냐하면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 내면에서 변혁이 일어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샤론 샐즈버그는 이처럼 자기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보려는 모든 시도가 행복을 위한 혁명적 실천임을 강조하면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세상을 향해 그 사랑을 확장시켜나가는 일은 나 자신을 바꾸는 일임은 물론 나아가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혁시키는 데까지 이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유롭고 자비로운 행복의 실천
나와 너, 우리, 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이 상처받기 쉬운 행성을 공유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에게나 같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을 깊이 사랑하기를 바라고, 다른 사람과도 다정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며, 마음껏 사랑하고 또 사랑받기를 원하며, 짧은 순간 우리를 스쳤던 행복이 영속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은 변함없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그 행복이 어느 것에도 속박되지 않고 자유로울 때에만 가능하다. 자애 명상을 함으로써 우리는 깊은 행복과 내적인 안녕, 그리고 우리 자신과 모든 존재, 다른 모든 생명들을 위한 치유의 힘을 발견할 수 있으며, 어디에도 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고 그래서 변하거나 흔들리지 않는 행복의 원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의 밑줄 긋기

▲“지금 이 현재 안에 충실히 머무르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원천입니다. 행복할 때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열어 놓게 되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자신을 남에게 열어 놓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혁명적인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진정한 행복이란 우리 내면에서 변혁이 일어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p.36)

▲“우리는 자유롭습니다. 피난처나 안전한 곳을 찾고자 하나의 중심점을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 사랑이고 이것이 행복입니다. 우리의 피난처는 어느 한곳에 한정되어 있지 않으며,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우리의 집입니다. 붓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느 곳에도 머물지 않는 사람은 평온 속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p.149)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진리를 보고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것이 가장 최상의 축복입니다. 끊임없이 변하며 모든 즐거움과 슬픔이 계속 요동치는 세상사를 접하면서도 동요하지 않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아주 깊은 축복을 느낍니다. 변하는 조건들 속에서 변하지 않는 평화를 아는 것, 붓다는 이것을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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