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서울 최초 네팔법당 개원한

[현대불교=노덕현 기자] 서울 강남 고층빌딩 사이에 이주민 노동자들을 위한 작은 법당이 문을 열었다. 바로 ‘서울 네팔법당’이다. 쿤상 라마 도르제 스님(이하 쿤상 스님)이 1월 8일 일원동에 개원한 네팔법당은 네팔 출신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 등을 위한 도량이다.

1999년부터 한서 불교공부
네팔·한국 교류에 지속 노력
정우 스님 등 불자들 후원
개원 후 기도, 참선도 진행

그동안 서울 시내에는 성북구 네팔인 쉼터 ‘자비의 집’이 있지만 법당으로서는 최초다. 지하에 30평 규모인 서울 네팔법당은 향후 네팔불교와 한국불교 교류의 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쿤상 스님은 “한국에는 4만 명이 넘는 네팔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쉼터역할이 우선이겠지만, 네팔불교를 알고 싶어 하는 한국불자들을 위한 공간으로도 꾸며 나가겠다”며 “어렵게 시작해 아직 많은 것을 갖추진 못했지만 양국 불교의 가교 역할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쿤상 스님은 1999년 한국에 들어와 2003년부터 남양주 보광사에서 한국불교를 배웠다. 네팔과 한국불교를 동시에 전하는 법당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러던 찰나 한 노 비구니 스님이 제안을 했다.

“법명을 밝힐 순 없지만 인연으로 만난 한 비구니 스님께서 제안을 하셨어요. 인척 중에 상가를 하는 분이 있는데 공간이 빈다고요. 와서 보니 지하이긴 해도 터가 좋았어요. 저렴하게 임대 계약을 맺고 법당 문을 열게 됐습니다.”

서울 내 최초 네팔법당 개원에는 평소 티베트와 네팔불교에 관심을 가졌던 구룡사 회주 정우 스님 등이 후원했다. 2014년에는 불자들이 만다라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을 보태주기도 했다.

쿤상 스님은 한국불교 특유의 나눔 문화에 매력이 있다고 했다. 이는 서울 네팔법당에도 반영돼있다. 서울 네팔법당 규모는 100㎡(약 30평) 가량이다. 네팔법당 주불은 네팔양식의 석가모니불이지만 왼쪽에는 지장보살도 모셔져 있다. 법당 내부에는 네팔식 탱화와 오색 천 장식과 함께 신중단도 마련돼 있었다.

“저와 네팔에 보내준 호의에 대한 작은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네팔이주민들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 이주민, 그리고 한국분들 누구나 평소에 찾아와 기도와 명상을 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법회도 네팔과 한국 양국 방식으로 진행해 갈 것입니다.”

히말라야라마협회 대표도 맡고 있는 쿤상 스님은 한국불교를 네팔 등에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은 결국 대중을 위하는 마음에서 출발합니다. 한국과 네팔을 떠나 불제자로서 대중들의 행복을 위해 지속 노력해가겠습니다.”

한편, 8일 열린 개원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지상 스님, 서울 구룡사 회주 정우 스님, 동두천 용수사 지원장 우르겐 스님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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