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스포럼, 11~12일 제1회 심포지엄 개최

▲ 레페스 포럼은 1월 11일부터 12일까지 ‘불교와 기독교,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른가’를 주제로 씨튼영성센터에서 제1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불교와 기독교는 한국사회에 물과 기름일 수 밖에 없는가. 같음과 다름 사이에서 상생과 대화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

불교·기독교 간 같음·다름 이해
12명 학자 1박 2일 ‘끝장토론’
지도자간 의례적 대화는 한계
일반 신도도 대화 교육 필요해


레페스 포럼은 1월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 간 서울 성북구 씨튼영성센터에서 제1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불교와 기독교,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른가: 종교 간 평화를 위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불교, 원불교, 가톨릭, 개신교 학자 12명이 모여 토론을 펼쳤다.

이들은 1박 2일 시간 동안 미리 준비한 발제문을 발표하고 서로 간의 견해를 이해하고 질의하는 과정을 가졌다.

원영상 원광대 교수는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는 어떻게 보면, 양대 문명의 대화”라면서 “유럽문명의 모체인 기독교가 아시아에 토착화해 가는 과정과 인도를 토양으로 탄생한 불교가 동진하며 다양한 아시아 문화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은 새로운 정신 문명을 창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대화를 한다면 무한한 기쁨이 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유와 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은 서로의 차이를 만드는 딱딱한 외피를 벗어내고 부드러운 공동의 지평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종교의 규제적 기능은 내적 규제가 아닌 외적인 관계를 제약하고 위계질서를 형성에 적용돼 스스로 권력이 됐다”며 “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종교의 영향력을 새로 변화시키는 일이 모든 종교에 주어진 과제”라고 설명했다.

불교와 기독교의 근본이 같은 동질성에 대한 고찰도 이뤄졌다. 이도흠 한양대 교수는 “타자의 깊은 관계를 통찰해 나의 욕망을 줄이는 것이 연기적 깨달음의 출발이듯, 가장 높은 자인 예수가 가장 낮고 천한 마구간서 태어나는 비움에서 구원의 깨달음은 시작된다”고 말했다.

해방신학자인 김근수 가톨릭 해방신학연구소장은 두 종교의 특성을 분석한 뒤 “세상을 올바로 보는 눈을 강조하는 불교와 세상을 올바로 바꾸는 투쟁을 강조하는 그리스도교는 인류에게 아낌없이 사랑받는 종교”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현재의 불교와 그리스도교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 데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종교간 대화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이어졌다. 이찬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 교수는 “기독교는 신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관계를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길이며, 불교는 지혜를 통해 진리를 추구하는 길”이라며 “두 종교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보다는 둘의 특성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찾는다면 종교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표 동국대 명예교수는 창조적 종교대화를 위한 제언을 내놨다. 김 교수는 “일부 종교지도자간의 의례적 대화나 학자들의 학술적 대화는 한계가 있다”며 “종교지도자와 성직자들은 일반 신자에게 열린 대화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종교다원주의 담론의 새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전통과 교리의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종교세계에 대한 영적 차원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불교 측에서는 명법 스님(은유와 마음연구소)을 비롯해 김용표(동국대)·이도흠(한양대)·송현주(순천향대)·류제동(성균관대)이, 원불교 측에서는 원영상(원광대) 등이 참여했다. 

기독교 측에서는 김승철(일본 난잔대)·이찬수(서울대)·김근수(가톨릭 해방신학연구소)·손원영(서울기독대)·정경일(새길기독교문화원)·이관표(협성대)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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