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주요 불교계 학회 계획은

원효 스님 탄신 1400주년을 맞는 올해 불교학계의 큰 주제는 ‘원효’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동국대 불교학술원 산하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단장 김종욱)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을 순회하는 국제세미나를 3월부터 6월까지 연속으로 개최한다. 한국불교학회(회장 성운)는 원효 스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진 논문을 공모해 선정된 논문을 춘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보조사상연구원과 한국정토학회, 원효학연구회도 원효 스님 관련 학술대회를 준비 중이다.

‘깨달음’에 대한 이해와 고찰
‘원효’라는 큰 주제 이외에도 깨달음, 4차산업 등의 주제도 올해 불교학계를 풍성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학연구회(회장 최종남)는 오는 3월 11일 열리는 춘계학술대회에서 ‘불교와 설화’를 주제로 다룬다. 그간 불경 언해본에 담긴 불교 설화는 국문학을 중심으로 논의됐지만, 이날 대회에서는 불경 언해본을 불교사적으로 어떻게 고찰하고 이해할 것인지를 다룰 전망이다.

불교학연구회가 올해 가장 집중하는 주제는 하반기에 이뤄지는 ‘깨달음’에 대해서다. 불교학연구회는 9, 10, 11월 3차례에 걸쳐 추계학술대회를 연속으로 열고 초기·부파·대승·중국불교에 있어서 깨달음의 제문제에 대해 다룬다. 또한 3차례의 학술대회에서 모여진 ‘깨달음’의 논의들을 12월에 있을 동계워크숍에서 종합토론을 통해 구체화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종남 불교학연구회장은 “올 하반기에 이뤄지는 깨달음 주제의 학술대회에서는 시대별, 지역별 매회 5개 주제로 발표·토론하고 이후 동계워크숍에서 종합적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고찰을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며 “이 같은 형식의 학술행사는 처음 시행된다. 이를 통해 수행에 대한 바른 이해와 대중화, 담론이 형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AI·증강현실와 불교의 상관관계
한국불교학회는 오는 5월 12일 동국대에서 ‘원효 당대의 동아시아 불교의 지적 맥락에서 바라본 원효의 사상’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와 더불어 눈길을 끄는 것은 하반기에 진행될 ‘4차산업혁명과 불교’ 주제 추계학술대회다.

통칭 ‘4차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인공지능부터 가상현실,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신 기술이 4차산업에 들어간다.

한국불교학회는 추계학술대회에서 5개 섹션 아래 25개 주제로 해외·국내 학자들의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불교학회 법인 이사 종호 스님(동국대 불교학부 교수)은 구랍 19일 학회 동계 워크숍에 앞선 총회에서 1년 사업 계획을 밝히며 “가상현실·증강현실과 같은 4차산업혁명과 불교의 연결지점, 포교의 활용성 등을 논하게 될 것”이라며 “익숙치 않은 분야다보니 매월 정례 포럼을 통해 연구·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불교평론 특집도 ‘눈길’
불교계 대표 계간 학술지 <불교평론>도 올해 다채로운 특집을 준비 중이다. 당장 다가오는 봄에는 ‘동남아시아와 불교’에 대해서 다루며, 여름호에는 최근 이슈 중 하나인 페미니즘과 불교에 대해 특집을 진행한다. 또한 가을호에는 ‘지속가능발전과 불교의 역할’을, 겨울호에는 4차산업혁명과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특집을 준비하고 있다.

이도흠 불교평론 편집위원장(한양대 국문과 교수)은 “한국불교는 동남아시아 불교에 대한 전반적 이해가 필요하다”며 “지속가능발전은 21세기 인류의 지향 가치로 인식되는 만큼 이에 대한 불교적 이해와 실천방안들이 나와할 시점이다. 또한 4차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지금 시점에서 가상공간과 인공지능에 대한 불교적 고찰 등도 앞으로 한국불교에게 필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