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단체장 포부

연말이면 늘 한 해가 다사다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근래 여느 해보다 산란했다. 국정농단으로 빚어진 촛불민심은 한반도를 밝히고, 뿌리로부터의 개혁을 이끌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 불교계에서는 대표 신행단체 수장들이 새롭게 바뀌었다. 새 얼굴로 새해를 맞이하는 수장들은 최우선 조직운영 가치로 하나 같이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불통이 가져온 국가적 위기를 여실히 느낀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롭게 문을 여는 한 해에 첫발을 내디딘 신임 신행단체장들의 포부를 들어봤다. 윤호섭 기자

새해에는 천만불자모연운동을 전개해 청소년·대학생 등 청년포교 인재불사에 적극 활용하고자 합니다. 이는 많은 불자님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청년불교가 다시금 중흥의 길을 걷도록 이 한 몸 아끼지 않겠습니다.”

1920년 만해 스님을 비롯한 스님과 청년들이 창립한 대한불교청년회(조선불교청년회)를 새롭게 이끌어갈 김성권 회장은 천만불자모연에 대한 사부대중의 지지를 호소했다. 김 회장은 대한불교청년회 창립 100주년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서 청년불교 중흥을 꿈꾸며 모연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1,000원씩 1만 구좌의 후원을 통해 최신 트렌드에 맞는 포교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젊은이들이 쉽게 불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최근 발표된 인구센서스에서 불자 수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발표에 불교계는 많은 대응·포교전략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청년회 역시 위기상황을 절감하고 이 문제를 타개해나가고자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지구회장 등을 역임하며 업무경험을 두루 쌓은 그는 중앙과 지역을 아우르는 중앙회장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분권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지역현안에 귀 기울여 조직 발전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그가 가슴에 새기고 사는 존해파평(尊海波平)’이란 말처럼 모든 회원을 부처님처럼 여기고, 존중하며 함께 행복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목표다.

전국을 누비며 승속, 남녀노소에 구분을 두지 않고 귀를 열어 소통할 겁니다. 또한 청년회 내부로는 흩어진 조직망을 추스르고, 최고의 불사인 인재불사로 청년불교의 불씨를 살리는 시금석이 되고자 합니다. 분명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걸어야할 길이기에 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올해에 제8차 여성불자 108인을 선정합니다. 100여 명의 식구가 늘어나는 만큼 철저하게 준비해서 조직의 역량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단체장으로서 100가지 목소리에 하나하나 신경 써야겠죠.”

지난해 11월 제9대 불교여성개발원장으로 취임한 노숙령 원장은 구성원들이 서로 웃어가며 맡은 바 소임을 수행하도록 밝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하루하루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 살자는 자신의 신념에 맞춰 조직 내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불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사회서도 내로라 할 수 있는 단체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여성불자 108인 구성원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우바이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여성개발원은 신행단체로서 관료단체처럼 구성원들의 관계가 딱딱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최적화 돼 있죠. 다만 불교세가 약한 호남과 충청지역은 지부를 결성하기 어려워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결성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각 지역사찰서 스님과 재가자들이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노 원장이 새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것은 중·노년기 여성들이 자부심을 갖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에 이은 일자리 창출을 일궈내는 것이다. 그는 돌봄교육을 새롭게 마련해 방화구·신생아·환자돌봄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고,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최근 여성개발원이 주관하는 교육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교육장소 확충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노 원장에겐 새해 화두다.

개발원 교육관이 협소하고, 여러 면에서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야 하는데 교육장소를 찾아다니기만 할 순 없죠. 경기가 어려워 조심스럽지만 불교여성광장 건립기금 모연에 많은 동참을 이끌어내야 하겠습니다.”

 

국제포교사회는 외국인에게 불교를 알리고 한국불교를 국제화하는 데 일조해왔지만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닙니다. 이는 체계화된 조직 미비와 예산부족, 회원 참여 저조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상시적인 부서를 조직해 단체 발전을 도모하겠습니다.”

박홍우 국제포교사회장은 대전고등지방법원장을 지낸 소위 엘리트 불자. 법조계 재가불자단체인 서초반야회장을 역임하고, 2006년 국제포교사를 품수했다. 이런 그가 국제포교사회 변혁을 위해 구상한 방안은 부서 증설과 회원들의 주체적 참여 독려다. 교육·법회·홍보·다문화부 등 10여개 부서를 조직해 회원들이 각 부서에서 의무적으로 활동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또 사무처를 신설해 유급 사무처장과 국장을 둬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뒷받침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그동안 회원들의 회비와 포교원 보조금으로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예산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새해에는 회원수 확대에 중점을 두는 한편, 특별회비를 납부하는 이사들로 구성되는 이사회 제도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이로써 수입을 확충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겠습니다.”

박 회장은 단체장으로서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제시하면서도 회원 간 분위기 조성에도 특별히 힘쓰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경전읽기 모임, 영어서적 윤독회, 삼국유사 공부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통해 역량강화에도 나선다.

한걸음 더 나아가 외국인에게 포교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실습하려면 회원들의 개인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간 인화(人和)와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수적입니다. 이후 포교사들의 힘을 필요로 하는 불교계 내외 단체와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불련 회장이 되기 전부터 대학교 활동가들과의 소통이 모든 일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 아무리 중앙에서 좋은 포교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해도 현장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새겨듣고, 캠퍼스포교가 여법하게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2년 금오공과대 불교학생회에 입회해 며칠 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으로 취임한 이경수 제55년차 중앙회장. 그는 20대 젊은이의 패기를 담아 부처님 가르침으로 대학생들이 깨닫고, 삶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리더라는 단어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정의를 내리죠. 저는 리더의 진정한 의미는 모두가 리더이고 다 같이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소통의 자리여야 하고, 모두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할 줄 알아야 합니다.”

뿌리로부터 피어나는 대불련을 운영기조로 세운 이 회장은 2000년 이후 침체된 각 대학 불교학생회 현실을 보며, 지식인 불자의 감소를 우려했다. 이에 캠퍼스포교팀을 집중적으로 활용해 포교전략을 강구하고, 대학생 네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연 10회 전국단위 템플스테이를 진행할 방침이다.

“‘언제나 주인 되는 무한능력발전소라는 슬로건 아래 홈페이지 리뉴얼로 소통창구를 개선하고, 주체적인 불자가 되도록 명상·참선 프로그램을 꾸준히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성숙한 대학생불자와 현장활동가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이 회장은 회장직 수행을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지방에서 상경하는 만큼 개인적으로 불자로서의 역량을 대폭 늘리는 한 해를 보낼 것을 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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