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 발표된 2015 인구총조사 종교인구 부문은 불교계를 충격으로 몰고 갔다. 정부가 종교인구를 정식으로 조사한 이래, 불교는 처음으로 개신교에게 추월돼 2위 종교로 추락했다. 여기에 종교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무종교인이 처음으로 종교인 수를 넘어섰다. 표본조사 방식에 문제 제기는 있지만, 탈종교화에 접어든 한국사회에서 분명 종교 인구는 감소세이고, 고령화가 심한 불교는 인구 확장성에 있어서 그 예후가 좋지 않다.

이 시점에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이야기한 봉암사 결사 일화가 떠오른다. ‘부처님 법대로살았던 봉암사 결사 참여 스님들은 재()를 권하지 않았다. 오로지 반야심경3독만을 해줄 따름이었다. 실망한 재주(齋主)들은 스님, 이러시면 굶어죽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당시 결사를 이끈 성철 스님은 산에 솔이 있고, 물이 있으니 굶어죽을 일이 없습니다라며 재를 거절했다. 하지만, 봉암사에 사는 스님들이 도인이라는 소문이 삽시간 퍼졌고, 신도들이 재를 올려달라고 몰려들었다.

이야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부처님 법대로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 법대로 사는 것은 수행자로서 재가불자로서 제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고려 후기 보조 지눌 국사의 정혜결사도 요세 스님의 백련 결사도 그랬듯이 한국불교 위기의 순간에 나타난 자성의 움직임은 결사였다. 이 같은 결사들은 모두 부처님 법대로 살아갈 것을 강조하며 수행정진했다.

한국 사회는 이제 탈종교사회다. 이 시점에서 한국불교에 요구되는 것은 변화다. 변화에 바탕에서는 부처님 법대로 살아가자는 결사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2017 정유년, 한국불교가 결사 정신으로 다시 뛰길 바란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