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

30년 이어진 법보시 인연
<화엄경> 1만권 회향 발원
“저작권 무관, 맘껏 배우길”

“100년을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이요, 하루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입니다. 법으로 닦은 단 하루의 마음이 천년 동안 중생의 복덕을 쌓게 합니다. 그 일의 시작이 바로 법공양입니다. 이 중요한 일에 많은 이들이 함께 동참하길 바랍니다. 선인선과 악인악과(善因善果 惡因惡果)인데 법공양의 공덕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구랍 22일 前조계종 교육원장 무비 스님은 통도사 화엄산림대법회서 <대방광불화엄경> 81권 가운데 정행품과 현수품이 담긴 강설집 제14권 3000권을 법보시했다. 이후 28일 범어사 염화실에서 만난 무비 스님은 “법공양은 부처님의 말씀으로 마음을 바꾸고 세상을 맑게 하는 운동이기에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을 이었다. 스님은 법공양 운동을 전폭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부처님 말씀을 담은 자신의 책에는 저작권이란 말을 빼도 된다고 강조했다.

“화엄경에는 보시 바라밀을 강조한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화엄경을 공부할수록 법공양에 대한 결심이 확고해집니다. 오래 전부터 전개한 법공양 운동을 더욱 펼치고 싶습니다. 누구든지 제 책과 자료를 복사해도 됩니다. 부처님 말씀에 저작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같은 무비 스님의 법공양 운동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범어사에서 처음 법공양을 시작했을 때 당시에는 A4 용지에 부처님과 조사 스님의 말씀을 적어 나눠주기도 하고, 도처에 둬 누구나 가지고 가서 읽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오늘날 번듯한 책으로 법공양을 할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비 스님의 법공양은 비단 책뿐 만이 아니다. 법회와 강설을 녹취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 카페 염화실에는 스님의 경전 강의 녹취부터 시작해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 <지장경> <유마경> 등 대부분의 경전 강의를 보고 공부할 수 있다. 특별한 조건은 없다. 그저 카페에 가입만 하면 된다.

스님은 법공양에 대해 책을 나눠주는 것도 맞지만 불법(佛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해석하는 것이 첫 번째 불사라 말했다. 그런 의미로 스님은 쉬지 않고 법공양을 진행 중이다. 현재 스님은 2014년 4월 <세주묘엄품>을 시작으로 현재 화엄경 총 81권 가운데 51권까지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을 발간했다. 아울러 새롭게 책을 발간할 때마다 스님은 사부대중에게 820권을 법보시하고 있다. 또 범어사의 ‘1000일 화엄대법회’가 열리는 초하루마다 300권을 추가로 보시한다. 얼마 전 구미 남화사에서 열린 화엄법회에서는 총 1100권을 법공양했다.

“저의 법공양은 계속될 겁니다. 2018년 10월에 <대방광불화엄경 강설>이 마무리 될 예정입니다. 가장 애착이 있는 <화엄경>을 공부하면 할수록 좋았기에 볼 때마다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비 스님은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완역을 마칠 때 1만권을 대중에게 나누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총 81권인 <화엄경>을 모두 1만권으로 법공양하는 것이니 돈으로 환산해도 6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이다.

“한국사회에 법공양 운동이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대만에 <성엄법사 108 자재어>는 전 세계 20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달됐습니다. 총 10만권이 넘었다는데 우리나라에도 번역돼 왔지요. 이런 사실을 접하면 힘을 많이 얻습니다. 저도 발심을 하게 되고 환희심이 생깁니다. 법공양은 최고의 선근회향입니다. 많은 분들이 부처님의 법을 나눠주고 법을 받아 행복을 얻기를 바랍니다.”

한편, 무비 스님은 1943년 영덕에서 출생했다. 1958년 출가해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했다. 10여 년 선원 생활을 하고 1976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했다.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에서 화엄경을 강의하며 법공양 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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