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 10대 뉴스

 

‘총무원장 선출제도’ 주제로 열린 대중공사

저물어 가는 2016년을 되돌아본다. 올해 벽두 출가자 감소와 불교세 급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불교계는 2016년을 열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해 불자들의 시름은 깊어졌지만 희망찬 소식도 많았다. 사찰음식점이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되고 아프리카에 첫 직업학교를 건립하는 등 불교 안팎에 전방위적인 전법활동이 활발히 이뤄졌다. 〈편집자 주〉

조계종 직선제 도입 바람 거세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 혁신을 위한 100인 대중공사가 3월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렸다. 5월 18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린 2차 대중공사에서는 전체 대중공사 참가자 726명 중 61%가 직선제를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이에 조계종 중앙종회는 6월 21일 개최한 제206차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직선선출제 특별위원회(위원장 태관)’를 구성하고 총무원장 직선제안 마련과 함께 전체 대중의 여론조사에 착수했으며 1000여 스님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직선제 찬성이 80.5%에 달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움직임은 11월 8일 열린 제207차 정기회에서 종헌 개정과 종법 개정 등의 절차상 난맥으로 차기 3월 임시회로 이월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깨달음 논쟁’ 활발 전개
지난해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깨달음은 이해를 통해 이뤄진다’는 논쟁이 2016년 새해 벽두부터 다시 불거졌다. 당시 범어사 주지였던 수불 스님(現 안국선원장)은 현응 스님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담은 소책자 〈조계종지의 현대적 구현〉을 발간했다.

당시 수불 스님은 현응 스님의 주장을 12개 항목에 거쳐 요모조모 반박하며 “인류 최고의 정신문화유산인 간화선법을 활용하지 못하는 현재를 비판해야지 간화선법을 문제삼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수불 스님에게서 시작된 ‘깨달음 논쟁’은 학계로 이어지며, 상반기 이슈가 됐다. 학자들의 매체 기고를 통한 논쟁부터 시민사회단체의 공개 토론회도 진행됐다. <불교평론>에서도 ‘깨달음 논쟁’에 대한 특집을 다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눈 푸른 납자가 울린 경종
‘눈 푸른 납자’ 현각 스님이 한여름에 던진 한국불교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가 한동안 세간을 뒤흔들었다. 스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불교와의 이별을 암시하며 “주한 외국스님들은 조계종 데코레이션” “기복=$(돈)”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추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말의 뉘앙스가 오해된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본인이 전하고자 했던 한국불교에 대한 아쉬움은 묻어두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불교 민낯에 공감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반대로 현각 스님을 비난하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신흥사 조실 무산 오현 스님은 하안거 해제법문서 “겉에 있는 거품을 보지 말고 실상을 보라. 산에 물이 흐르면 흙탕물만 보지 말고 바위 아래 맑고 고요한 물을 봐야 한다. 불법(佛法)은 그렇게 돌덩이 밑으로 사자전승(師子傳承)하며 흐르는 것”이라며 이 논란을 염두에 두고 당부했다.

진각종 총인 회정 정사가 취임법회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진각종 창종 70년 맞아 쇄신
올해 창종 70년을 맞은 진각종은 11월 22일 서울 성북구 총인원에서 ‘제12대 총인 회정정사 추대법회와 제30대 통리원장 회성정사 취임법회를 봉행했다. 진각종은 이에 앞서 3월 29일 총 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창종 70주년 기념 밀교문화총람 편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진각종은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전세계 불교도들의 대축제인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제28차 서울총회’를 주관해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출가진흥의 원년! 출가 진흥운동 ‘꾸준’
조계종은 출가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를 ‘출가진흥의 원년’으로 삼고 다양한 출가진흥사업을 추진했다. 첫 번째 성과로 출가 홍보 포스터를 제작, 전국 사찰에 배포했다. 또 3월 2일에는 출가동영상 공모전을 개최하고 출가 상담 전용전화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5월 26일 서울 동국대에서 출가콘서트 ‘청춘, 자유를 향한 날개짓’과 11월 26일 부산 부경대에서 출가콘서트 ‘행복의 길을 찾아서’를 열었다.

아프리카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

아프리카 대지에 펼친 ‘첫 교육불사’
조계종과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의 숙원 사업인 탄자니아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이 지난 9월 5일 문을 열었다. 2013년 9월 첫 삽을 뜬 후 3년 만에 개교한 보리가람농업기술대학은 불교계서 아프리카 대지에 지은 첫 학교로 주목을 끌었다. 특히 전국 사찰 및 신도들이 43억4400만원의 기금을 후원, 사부대중이 합심해 펼친 교육불사라 의미가 깊다. 보리가람대학은 총 4만여 평 부지에 교실 6개와 교무실, 행정실, 도서관, 강당, 화장실, 주방 및 식당, 학교정원 등을 보유한다. 특히 전교생 기숙생활을 위한 남녀 기숙사 각 1동과 교사 관사를 비롯해 대규모 실습공간으로 농업실습장과 가축실습장을 갖췄다.

관건은 향후 운영방침이다. 지속적인 관리 및 지원이 뒷받침돼야한다. 이와 관련 아름다운동행 측은 “추후 상황을 고려해 동국대ㆍ중앙승가대 등 종립대학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前사립박물관장이 27년간 은닉하다 적발돼 환수된 불상 11구.

도난문화재 환수 ‘봇물’
올해는 어느 때보다 도난 및 해외 반출 문화재의 환수 성과가 도드라졌다. 가장 주목할만 한 성과는 서울경찰청 지방수사대가 도난된 불교문화재를 27년간 은닉한 前사립박물관장 A씨와 아들인 前박물관 국장 B씨 등 2명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해 불상 11구를 되찾은 것이다.

또한, 옥천사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옥천사는 올해에만 도난됐던 나한상 2구와 시왕도 1점을 환수했다. 옥천사는 사찰 문화재 연구 등을 목적으로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와 MOU를 맺는 등 꾸준한 노력을 보여, 문화재 환수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이밖에도 송광사 오불도, 석천암 지장시왕도가 해외에서 환수돼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경주지진 후 다보탑 조사 모습

경주 대지진, 문화재 내진 설비 관심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주 남남서쪽 8km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문화재청이 집계한 것으로는 60건의 문화재(국가지정 36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24건) 피해가 있었다. 국보 제20호 불국사 다보탑의 난간석 이탈과 양산 통도사 대웅전·극락보전 균열, 보물 제678호 운문사 삼층석탑의 상륜부가 탈락되기도 했다.

이후 문화재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불교계 안팎으로 확대됐다. 한국의 석조문화재 20%는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고, 정밀한 복원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한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불교계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찰의 대응 매뉴얼과 체계적인 내진·예측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찰음식점 최초 미슐랭 선정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사찰음식전문점 ‘발우공양’이 11월 7일 발표된 미슐랭 가이드북 서울편서 1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사찰음식점이 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미슐랭 가이드는 “사찰음식을 대중에게 소개한 레스토랑으로 고기와 해산물 외에도 오신채를 쓰지 않고, 사찰서 만드는 장류와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깊은 감칠맛을 내는 요리를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미슐랭 가이드 선정을 두고 ‘사찰음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된 계기이자 세계화를 위한 발판’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상업용만이 아닌 수행자 음식이라는 철학과 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제기됐다.

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에 참여한 스님들의 모습

국정농단 뿔난 민심… 스님들도 광화문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사태에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10월 24일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 관련 최초 보도 후 매주 토요일 100만 명에 육박하는 수가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모여들었다. 들끓는 촛불민심에 불교계도 좌시하지 않았다.

조계종은 12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기성 종단이 박 대통령의 퇴진을 공식 촉구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불교계에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운동이 확산됐다. 12월 6일 불교계 시민사회단체 33곳으로 구성된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 범불교시국회의’가 출범했고, 앞서 12월 1일 조계종 승려 2,684명도 ‘박근혜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를 위한 조계종 승려 2,684인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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