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에 말 걸다

전광철 지음|사회세상 펴냄|1만 3천원

[현대불교=노덕현 기자] 이 책의 시작은 현직 교사인 저자와 제자들의 여행서 시작되었다. 글쓴이는 수많은 답사를 다녔고 부석사를 공부하면서 부석사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다. 부석사를 오가며 부석사에 대한 이해는 깊어졌지만, 부석사를 그저 스쳐 지나가듯 훑어보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 가슴 한켠의 그러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모여 한 권의 답사 책으로 만들어졌다. 놀랍게도 부석사에 관한 본격적인 책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글쓴이가 사명감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부석사 여정에 앞서 글쓴이는 부석사와 수미산 구조를 설명하며, 이런 구조를 머릿 속에 담아두고 부석사에 오르면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인다고 친절히 설명한다.

그를 따라 단풍이 곱게 든 길의 시작에서 일주문과 천왕문을 만나고, 아름다움의 극치인 무량수전과 안양루, 범종루, 조사당 등을 함께 둘러보면서 곳곳에 숨겨진 옛 건축가들의 문화 코드를 찾다보면 부석사가 왜 아름답고 소중한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답사 중간중간에 아미타불에 대한 이해나 팔작지붕, 공포 등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글들은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답사에 양념 역할을 한다.

부석사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부석사가 가진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면 글쓴이의 역할은 그저 족할 뿐이다.

최재헌 건국대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부석사는 통일 신라 한국 불교의 형성기에 창건되어 대승 불교의 신앙과 토착 신앙의 성지로서 1500여 년을 이어온 절이다. 우리는 부석사에서 경사진 지형과 어우러진 절 집의 조화로운 배치와 그 속에 담긴 불교 신앙의 정수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부석사서 마음을 여미는 길을 찾고 있다. 이 책에서 그 여정을 함께하면서 조상들이 남긴 문화 코드를 찾는 기쁨도 쏠쏠하다. 지금까지 학생들을 사랑하며 묵묵히 삶의 의미를 찾아온 그 길을 많은 분들이 함께 걸으며 공감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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