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수선하니 한해가 정리되기보다는 연장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연일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과 청문회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몸과 마음이 모두 얼어버린 것 같다.

한 해 불교계 뉴스도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소식보다는 뒷맛이 씁쓸한 소식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제도 혁신의 경우 직선제 찬성이 80.5%에 달했지만 지난 11월 열린 207차 중앙종회에서는 종법 개정 등 절차상 난맥으로 차기 회의 이월됐다.

출가자 감소로 인해 올해 조계종 교육원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된 출가 진흥사업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출가자 수는 150명대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비구니 스님 출가자의 감소폭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안으로 나왔던 은퇴자 출가는 제도화에 실패했다.

조계종과 선학원의 갈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며, 태고종 내부 종단 갈등의 불씨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 본지의 마지막 헤드라인은 한국불교 인구가 급감하고 무종교인구 대폭 늘었다는 것이었다. 2015 인구총조사의 표본조사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탈종교화가 지난 10년 사이에 빠르게 진행됐다는 점은 유의미한 값이다. 본지 역시 탈종교화·다불교현상을 창간특집 기획으로 기사화하며, 기성 제도권 종단들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내년 한국불교가 해야 할 일은 정말 많고 분명하다. 외부로는 팽배해진 탈종교화 현상을 어떻게 감당해 내며 포교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내부로는 청정성 확보와 갈등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갈등보단 희망의 소식으로 지면을 채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찾아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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