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신자가 762만명이라는 통계청의 종교인구 조사 결과가 나와 불교계 안팎에 충격을 주고 있다. 2000만 불자를 외치던 불교계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전수조사가 진행된 19951015만명, 20051058만명과 달리 표본조사 후 762만명으로 무려 300만명 가까이 신자 수가 줄어 든 것이다.

하지만 줄어든 불자 수에 주목하지 말고 차분히 불교 현황을 살펴보자. 이미 탈종교화, 탈제도권화 현상은 공고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종교단체를 통한 사회활동 참여가 5년 간 3.1% 감소했다는 통계와 종교가 없는 국민이 10년만에 12.2% 증가한 56.1%를 기록한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이런 와중에 개신교는 신자수가 늘었다. 사회양극화 과정 속에 조직적 보호를 받으려는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개신교로 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상은 어렵다. 먹고살기 팍팍해진 지금,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종교의 필요를 느끼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찰이나 성당 등 기성 제도권화된 종교에는 열성적이지 않다. 어쩌다 오는 신자들도 이들 종교계 내 인적네트워크 등을 활용코자 오는 것이다.

불교는 그동안 참선, 명상 등 자기극복 수단 제공에는 성과를 보였지만 사회적 네트워크 제공에는 미흡한 점이 많았다. 이제는 자기극복 수단 외에도 신도조직을 활성화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가다듬어 나가야 한다. 사회양극화 현상 속에 소외받는 이들을 보살피고, 많은 시민들이 불교의 품 안에서 다시금 힘을 찾을 수 있도록 불교를 혁신해야 한다. 이제 불교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지금 당장 불자들이 함께 불교 혁신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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