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불교대학장 설도 스님(도갑사 주지)

 

영암불교대학 학장으로 영암지역 불교포교를 이끌고 가고 있는 도갑사 주지 설도 스님

흔히 산에 가보면 절을 안다고 한다. 영암 월출산은 해발 809m의 비교적 높지 않은 산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산에 오르면 보통 산이 아닌 것을 실감하게 된다. 산세는 호남의 소금강(小金剛)’이라 칭할 만큼 다양한 기암괴석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산행길은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험준하다.
 
월출산 자락 도갑사는 이런 기()가 센 산의 주인이라 불리는 고찰이다. 그래서 신라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는 영암을 대표하는 산사이자, 최고의 문화유적지이다. 이런 도갑사는 지역불자들에게 조금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영암지역 불자들은 도갑사에 대해 불교세 약한 곳에서 불교대학을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사찰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대설을 앞두고 만난 도갑사 주지 설도 스님사진은 영암불교대학 학장으로서 지역 불교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스님은 불법(佛法)을 공부하는 참도량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익이나 정치적 목적보다 오직 부처님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지역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읍 인구 8천여 명으로 전형적인 시골동네인 영암읍 군청 앞 작은 건물에 영암불교대학이 자리 잡고 있다. 매주 50여 명의 불자들이 찾아와 공부하는 이곳은 30평 규모의 작은 공부방이다. 100, 1000만 인구의 대도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불교세가 약한데다가 전남의 작은 시골인구를 감안하면 엄청 많은 학생들의 공부 열정이 남부럽지 않다.
 
설도 스님은 처음엔 단체가 잘 굴러갈까?’란 의구심도 있었다. 하지만 지역에서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지난 7년간 여정이 만든 결과를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영암불교대학은 2010년 개강 후 7년 동안 지역에서의 도갑사 이미지를 많이 변화시켰다. 도갑사는 예전에 관광지나 종교시설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영암 하면 도갑사, 도갑사가 운영하는 불교대학이라는 긍정적 인식과 함께 영암에서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란 평까지 얻었다. 즉 사찰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공무원들과 불자부부 10, 가정주부 등 구성원은 많지 않지만 지역 내 불교가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증명한다.
 
신도가 젊어졌어요. 그리고 포교사가 3번째 배출되면서 자원봉사활동이 많아졌고, 부모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주말에 사찰을 오더군요. 얼마나 반가운 일입니까.”
 
사찰 구성원들이 젊어진 데 대해 설도 스님은 밝은 목소리로 힘줘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가 아닌 군에 불교대학이 생긴 뒤 지역주민들이 불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며 불자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향후 도갑사는 가족법회, 주말법회 등을 계획적으로 열어 단순한 공부뿐만 아니라 신행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장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사찰에서 철야정진, 수계식, 템플스테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영암은 시골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나이든 불자가 많습니다. 이들이 아름다운 회향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사찰이 찾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도 스님의 말처럼 현재 영암불교대학에 다니는 중장년층은 고민이다. 그런 연유로 스님은 100세 시대에 맞춰 사찰음식, 요가, 꽃꽂이 등 다양한 문화체험과 교육공간이 활용되는 불교교양대학 운영을 꿈꾼다. 이를 위해 동문회를 만들고, 일반인들이 쉽게 불교문화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