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춘추, 25일까지 ‘엘렉트라 인 서울’ 공연

▲ 극단 춘추의 연극 '엘렉트라 인 서울' 이미지 컷. 오는 12월 25일까지 공연한다.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소포클레스(Sophocles)는 그리스 신화의 엘렉트라를 희곡으로 집필했다. 기원전 410년 경 만들어진 소포클레스 희곡 〈엘렉트라〉에서 엘렉트라는 아버지 아가멤논 왕을 살해한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극단적으로 증오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소포클레스는 엘렉트라가 자신의 가혹한 운명과 맞서 싸우면서 어떠한 방식으로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친부를 살해한 친모를 죽여 정의를 지키려는 한 인간의 내면적 고뇌를 통찰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불자 극작가 김영무 각본 집필
윤회를 비극의 배경적 장치로
정욱 등 베테랑 배우 호연 ‘기대’
“희랍비극의 한국화 시리즈 탄생”


그리스 유명 비극 ‘엘렉트라’를 불교와 한국적 정서로 풀어낸 연극이 공연된다. 극단 춘추는 오는 12월 25일까지 서울 대학호 아트홀마리카2관에서 ‘엘렉트라 인 서울’을 공연한다.

‘엘렉트라 인 서울’의 극작은 불자인 김영무 극작가가 맡았다. 김 작가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 엘렉트라를 오늘날의 서울로 데려온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라는 상상으로 작품 집필을 시작했다. 〈반야심경으로 보는 불교 사상〉을 저술할 정도로 불교에 심취했던 그는 그리스 비극 구조의 배경에 불교의 윤회 사상을 대입해 극을 풀어냈다.

김 작가는 “그리스 비극의 미학 구조는 신의 짓궂은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충돌함인데, 오늘날 서울에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불교의 윤회 사상을 환경적 배경으로 대입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서울 근교 세업사라는 사찰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업을 씻는다는 뜻을 지닌 ‘세업사’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화해, 그리고 또 다른 갈등과 복수, 다음 생에 대한 기대의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주인공 애라는 15년 전 정부와 공모해 아버지를 교통사고로 위장 살해한 어머니에 대한 복수와 증오심으로 가득차 있다. 애라는 세업사에서 스님이 된 오빠 우공 스님을 만나게 되고, 우공 스님은 누이에게 원한을 버리라고 조언한다. 어머니를 만나게 된 애라는 복수의 칼을 뽑아 들지만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이내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이번 연극에 대해 김혜주 동서울대 연기예술과 교수는 “엘렉트라를 그대로 옮겨 놓은 주인공 애라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정부를 살해함으로써 용서라는 대장정의 주제를 표출하고 있다”면서 “불교의 업·윤회사상을 풀어나감에 있어, 한 종교의 언어에 국한되지 않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중용의 관점으로 해석해 나간 작품”이라고 평했다.

‘엘렉트라 인 서울’은 탄탄한 연기력의 정욱(무법 스님 역), 송수영(박기수 역), 민경옥(류여사 역) 등 중견배우와 이윤희(애라 역), 김세홍(우공 스님 역), 박미정(애리 역) 등 젊은 배우들이 신선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더 눈길을 끈다.

한편, 연극 ‘엘렉트라 인 서울’은 평일 7시30분, 토요일 4·7시, 일요일 4시에 공연이 진행된다. 일반 25,000원, 학생 15,000원.
문의 (010)3735-2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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