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에 나오는 부처님 일화다. 한 청년이 부처님에게 브라만이 특별한 잘못도 없는 이를 비난하거나 구타하는 행위를 벌인다며 이에 대한 생각을 묻자 부처님은 이렇게 답한다.

사람의 고귀하고 천함은 혈통이나 신분이 정하는 것이 아닌 행위가 정한다네.”

부처님의 이런 차별없는 사상은 불교가 세상을 밝히는 종교가 된 씨앗이 되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성별과 나이, 종교와 성적 취향 등으로 다양한 차별과 편견이 있다. 특히 경제난이 겹치며 200만 명에 달하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주민에 대한 제도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UN이주민 권리협약도 비준하지 않고,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지속적으로 개악해왔다. 현장에서는 이들의 인권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미약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들린다.

이주민을 비롯한 각종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자라는 우리들의 후세는 건강한 사상을 갖게 될까. 부처님 당시 인도사회 카스트 제도 하의 브라만들처럼, 나와 계급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이들을 멸시하지는 않을까. 이러한 혐오, 멸시, 차별은 우리 사회를 옥죄는 올가미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를 방지하는 방법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도 단순히 처벌 규칙을 만드는 것 뿐만이 아니라 교육과 대국민 의식 개혁 등 사전예방을 위한 작업도 함께 명시하는 것으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만약 부처님께서 현재 차별금지법 제정을 고민하는 한국에 다시 태어나신다면 무엇이라고 하셨을까. 이제 더 이상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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