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든 물건이든 어떤 대상에 대한 내 사랑은 지나고 보면 늘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상대에게 끌려 애틋하고 그립고 매일 보고 싶어지면 그게 사랑이라 생각했고, 그 사랑이 영원하길 성급하게 꿈꿨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언제나 나 홀로 낯선 곳에서 찬바람을 맞고 서 있었다. 얼굴과 가슴에 몰아친 흙바람도 사랑을 위한 시련이라 여기며 미련하게 견디며 기다렸다.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온몸이 모래에 파묻혀 더 나아가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돌아보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난 억울하지 않다. 결실을 맺은 사랑만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혼자만 영원한 사랑이라 믿고 애태웠어도, 사랑은 온전히 아름답다. ‘사랑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겁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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