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신문, 정토진종 오타니파-한센인 요양소 교류 소개

▲ 한센인 최고령자인 타바타 아키라(田端明, 97) 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방문자들.

[현대불교=주성원 객원기자] 일본의 유력 일간지 아사히(朝日) 신문은 122일자 기사를 통해 정토진종(淨土眞宗) 오타니파(大谷派)와 한센인 요양소와의 교류사를 소개했다.

한센병과 정토진종 오타니파(大谷派), 요양소에서의 교류 사반세기란 제목의 이 기사는 종교단체의 선행을 알리는 기사인 것 같지만, 사실 잘못된 역사의 과오를 되짚는 내용이다.

일본정부는 1907년 한센병 환자들을 사회로부터 강제로 격리시키는 나병예방법을 제정했다. 법률시행 이후 오타니파는 정부정책에 협력해 1931오타니파 광명회(光明會)’라는 이름의 한센인 요양소를 설립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요양소에 머무르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는 말로 한센인들을 회유했다. 하지만 이는 한센병 환자들의 치료나 돌봄의 목적보단 사실상 강제적인 감금과 다름없었다.

이에 오타니파의 뜻있는 스님들과 시민들은 잘못을 반성하는 의미로 한센병 학습 그룹을 결성, 한센인 국립요양소 나가시마아이세이엔(長島愛生園)을 정기 방문하며 20년 가까이 교류하고 있다. 오타니파는 1996년 나병예방법 법률 폐지를 계기로, 그해 무비판적으로 국가 정책을 수용해 한센인을 격리하는데 앞장선 사실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목숨을 잃어도 요양소를 나갈 수 없었던 한센인 3700여명의 유골이 잠든 납골당서 위령제를 열어 넋을 기리는 한편, 환자들과의 교류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특히 21세 때 요양소에 격리된 후 지금까지 줄곧 요양소서 생활하고 있는 타바타 아키라(田端明·97) 씨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하고 있다.

1992년 요양소 첫 방문부터 지금까지 참가하고 있는 엔푸쿠지(圓福寺) 주지 스님 가토 히사하루(加藤久晴·53) 씨는 한센병은 옮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한센인이 내준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크게 긴장했다고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을 회상하며 말했다.

지금은 누구보다도 한센인들과 친밀해진 가토 스님은 교단의 과거 잘못된 행위와 한센병의 올바른 지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을 밝혔다.

한편 현재 아이세이엔(愛生園) 요양소에는 200여명의 환자가 남아 있으며, 평균연령은 85세다. 한센병의 발병이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이 마지막 환자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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