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화사업단, 예고 없이 일방적 전화통보

대중화 앞장선 스님들 내몰아선 안 돼비판

[현대불교=윤호섭 기자] 사찰음식 대중화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찰음식 전문위원 스님들이 위촉 1년 만에 사업단으로부터 일방적 사임을 강요받아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사업단장 교체 이후 전문위원과의 회동이 한 차례도 없던 데다가 사임 요청 사유도 당사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사찰음식 전문위원은 교육 체계에 대한 자문과 레시피 정리, 교재 편찬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여기에 현 전문위원들이 사찰음식문화 보급과 관련해 오랜 기간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사찰음식 대중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위촉 1년 만에 사임 요청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문화사업단 측은 126일 현 사찰음식 전문위원 스님 5인 전원에게 1220일까지 사표 제출을 전화로 요청했다. 이는 사업국장 원경 스님이 전문위원 스님들에게 직접 전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위원들에게 확인결과 해당 스님 모두 사임 요청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듣지 못했으며, 대부분 스님들은 의욕과 사기가 꺾인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위원 A스님은 전문위원을 전임 단장이 위촉했기 때문에 현 단장인 성효 스님이 새로 임명하겠다는 것이 의중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하지만 새로 임명할 때 (현 위원 중) 누가 포함되고 빠질지는 모른다고 해서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A스님은 성효 스님은 올 초 단장 취임 후 전문위원들과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명확한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고 실무자를 시켜서 어떻게 사표를 내라고 강요할 수 있느냐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해당 전문위원 스님들 대부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위원을 현 단장 명의로 재위촉한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행정이고, 일언반구 없이 위원을 교체한다면 밀실 행정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충분히 뒤따를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A스님은 직원들도 현재 사표를 낸 채 업무를 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그러니까 전문위원들도 함께 사표를 내라는데 도대체 어떤 논리와 근거로 이해해야될 지 모르겠다. 그동안 사찰음식 보급을 위해 동분서주한 노력이 헛수고가 된 기분이라고 비통한 속내를 내비쳤다.

필요할땐 임기 2?” VS “규정 없어
사찰음식 전문위원은 지난해 11사업단장 진화 스님이 사찰음식문화 발전을 위해 교재편찬위원으로 참여한 스님과 재가자를 위촉, 자문단 형식의 체계적 운영을 꾀한 것이다. 현 전문위원을 시작으로 후학을 양성해 2, 3기로 확대해나갈 계획이었다.

전문위원 스님들은 이런 자신들의 임기를 2년으로 알고 있었다고 본지 전화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스님들의 증언대로라면 위촉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난 셈이다.

이에 대해 사업단 측은 임기는 규정돼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사업단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내부서 (임기를) 2년 정도로 생각한 것이지 꼭 규정을 만들어서 제도화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업단 측 설명에 전문위원 스님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B스님은 처음 위촉할 때는 종단이 필요로 한다면서 모시러 오더니 이제 와서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조계종단이 관심 갖기 전부터 사찰음식 대중화에 앞장선 스님들을 이런 식으로 내몰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위원을 위촉한 사업단장 진화 스님은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임기가 기억나진 않지만 규약이 있을 것이다. 정식 회의를 거쳐 통과시킨 것으로 안다당시 임기 없이 전문위원을 위촉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단, 조만간 공식 입장 발표
전문위원 스님들은 사표를 내라는 문화사업단 입장에 속앓이를 하지만 정작 실무자들은 이에 대한 배경을 잘 알지 못했다. 실제로 사업단 실무자에게 전문위원 스님 외에 재가전문위원도 사임 대상에 포함되는지 묻자 확인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재가전문위원은 교수 등 4인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재가전문위원은 사표를 내라는 사업단 연락은 아직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임 논란에 대한 사업단 공식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실무자에게 연락했지만, 실무자 C씨는 단장 스님 의중을 확인 못 했다. 현재로썬 답변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조만간 내부적으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는 설명만 되풀이했다.

이에 단장 성효 스님의 정확한 해명을 듣고자 사업단 측에 공식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일정상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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