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이모티콘은 자연스러운 표현 방식이다.

기독교 9종캐릭터도 다양해
내년부턴 종교이모티콘 입점
대중 눈높이 맞는 콘텐츠 내놨나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출시된 지는 5년이 지났다. 최근 다음카카오는 이모티콘 스토어 오픈 5주년을 기념해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성장 과정과 판매 트렌드 등을 인포그래픽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모티콘 시장이 성장하면서 누적 이모티콘 상품은 4800여개로 5년 만에 800배가 증가했다. 매월 발신되는 이모티콘 메시지 수만 20억 건, 하루 1천만 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텍스트를 대신해 이모티콘으로 대화를 나눈다.

사실상 이모티콘은 새로운 콘텐츠 소비습관이자 문화이다.

그럼 종교계 이모티콘은 어떨까. 종교계 이모티콘 시장은 기독교(개신교+가톨릭)와 불교로 양분된다. ‘양분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기독교가 선점했다고 보는 게 맞다. 본 기자가 현재 스토어에 판매되고 있는 이모티콘을 분석한 결과 기독교 이모티콘 9종에 달한다.

검색도 용이하다. 기독교는 샬롬, , 은혜, 사랑, 수녀 등을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예수를 캐릭터화 했지만, 글자 도안인 캘리그래피와 POP도 사용되고 있다. 사용의 범주가 넓은 편이다.

반면, 불교계는 딱 2종뿐이다. ‘어라 스님캐릭터로 웹툰을 그리는 지찬 스님이 가장 먼저 카카오톡에 입점했고, 뒤를 이어 조계종 포교원에서도 반야의 야단법석이라는 이모티콘을 내놨다. 두 이모티콘 모두 스님을 주제로 한다.

하지만, 이제는 종교를 주제로 한 이모티콘은 입점이 안된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에서 2017년부터는 더 이상 종교 관련 캐릭터를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찬 스님의 경우 어라 스님 이모티콘 시즌2를 위해 관련 회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입점이 성사되지 못했다. 사실상 마지막으로 입점한 종교 이모티콘은 올해 하반기에 출시한 기독교계 이모티콘 러블리 마이 갓이다. 복음의전함에서 만든 이 이모티콘의 수익금은 복음 광고를 위해 사용된다.

종교 이모티콘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다음카카오의 방침은 회사의 영업 전략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문화 선교 시스템과 관련 회사들이 비교적 잘 구축된 개신교계는 이모티콘이라는 콘텐츠에 빠르게 대응했지만, 불교계는 순수 작가 등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이모티콘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교 이모티콘 입점을 위해 지찬 스님 등 많은 작가들이 뛰어다녔다는 이야기도 있어 더욱 그렇다.

여기서 불교계는 한 가지 교훈을 얻어야 한다. 포교 전문가들이 늘 강조하는 문화 포교를 위해서는 빠른 트렌드 읽기와 이를 적용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웹툰이 대세인데, 불교계는 어라 스님과 몇몇 작가를 제외하면 활동하는 작가는 매우 적다.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를 영화·게임·음반·애니메이션·캐릭터상품·장난감·출판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판매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로 활용할 수 있는 원소스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젊은 세대와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포교를 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눈으로 봐야 한다. 수요자 욕구에 맞는 불교문화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불교계 관계자에게 흡족한 콘텐츠가 아닌 비불자 대중에 눈에 맞춘 콘텐츠를 고민하고 트렌드를 내놔야 한다. 포교는 입교와 개종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기존 신도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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