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타·야마시타, 〈불교 3.0〉서 불교 발전 컴퓨터 업데이트에 비유
승려, 불교 업데이트 주장에
교계선 “신선하다” 호평
대승·소승 단점 보완 후
원시불교 ‘無我’ 수행 역설
[현대불교=이승희 기자] 컴퓨터처럼 불교에도 업그레이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승려들에 일본 불교계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미국 주간지 ‘The Nation’은 12월 4일(현지시간) 일본 소토슈 종파 소속 잇쇼 후지타(62)·료도 야마시타(60) 승려의 최근 저서 〈佛敎 3.0お 哲學する(‘불교 3.0’을 철학하다, 2016)〉서 소개된 ‘불교 3.0’이란 개념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The Nation’에 따르면 후지타·야마시타 승려는 지난 2013년 〈Updateする 佛敎(업데이트하는 불교, 2013)〉를 공동집필하며 처음으로 컴퓨터 프로그램 업데이트에 일본 불교 양상을 비유했다. 두 승려는 저서를 통해 불교의 ‘1.0 버전’, ‘2.0 버전’, ‘3.0 버전’을 제시했다. ‘3.0’버전은 이전 버전의 단점을 극복해 부처님 가르침의 진면목을 되찾아 꾸준히 수행하는 불교를 뜻한다. 후지타 승려는 “한국·중국을 통해 처음으로 대승불교를 받아들인 시기가 프로그램 1.0 버전”이라며 “이 시기는 원시불교와 독자적인 발전을 해온 탓에 불교 본질을 많이 잃게 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초기 대승불교 시기 일본 불교는 허무주의에 빠져 승려조차도 신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 버전’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 후반 ‘불교 2.0’ 업데이트가 진행됐다”며 “‘2.0 버전’인 소승불교 대중화 시기는 특히 마음 치료에 집중된 기간”이라고 정리했다. 그러나 대승불교에 대한 반발로 들어온 소승불교 마음챙김 수행 또한 불교의 핵심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사람들이 마음챙김을 자신을 위한 ‘도구’로 여기면서 아상(我相)만 커지고 괴로움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야마시타 승려는 “단지 걱정을 제거하는 ‘2.0 버전’ 마음챙김 수행은 효과가 없다. 자아상을 지웠을 때만이 비로소 세상을 보는 근본적인 정신세계와 해석체계를 바꾸고, 걱정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두 승려는 불교가 ‘3.0 버전’으로 업데이트 할 것을 강조했다. 이전 버전의 폐해서 벗어나 완전한 방향으로 일본 불교계가 나아가야한단 주장이다. 후지타 승려는 “불교의 목적은 인간의 고통을 이해하고, 고통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단순히 고통을 소멸하거나 잊게 해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 마음챙김이 아닌 ‘마음 되돌리기 수행’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음 되돌리기 수행’은 자아를 강화하는 기존 명상법이 아닌, 자아를 해체하고 각종 경험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원시 불교 시절의 수행을 일컫는다. 한편 후지타·야마시타 승려는 현재 좌선 명상 강의와 더불어 승려와 신도들을 대상으로 ‘불교 3.0’에 관한 강연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지난 9월엔 청중 100명 앞에서 철학자 히토시 나가이 씨와 함께 토론회를 진행, 젊은 불자들로부터 불교 업데이트 개념에 대해 신선하단 반응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