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경 핵심강의

정종 법사 법문|정전 옮김|운주사 펴냄|1만 3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아미타경〉은 예로부터 불문(佛門)서 가장 보편적으로 독송되는 것이자 정토불교서 가장 중요한 경전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계종이 선을 종지로 표방하면서 정토불교가 많이 위축됐으나, 일제강점기까지만 하더라도 정토가 매우 왕성했다. 전국 큰 사찰마다 정토만일염불회가 결성됐고, 〈아미타경〉을 비롯한 여러 정토서적이 사찰 곳곳서 판각돼 유통되었으며, 염불해 왕생한 사례들도 수두룩했다. 이에 비해 중국의 경우는 현대까지 정토불교가 거의 끊어짐 없이 이어져왔으며, 근래에 와서는 더욱 크게 일어난다. 그래서 중국의 웬만한 선종사찰조차 저녁예불에 〈아미타경〉을 독송하고 염불을 하는 곳이 많다. 이는 〈아미타경〉이 불교 내에서 대중적으로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고래로 이 경전의 핵심적인 몇몇 구절은 여러 가지 다른 관점서 해석된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아미타경〉서 왕생의 올바른 원인(正因)을 설명하는 단락으로, 주로 ‘소선근(少善根)’ ‘일심불란(一心不亂)’ ‘심부전도(心不顚)’라는 세 구절에 집중돼 있다. 이 책은 현재 중국서 선도대사의 정토사상에 입각한 순수정토 법문을 왕성하게 펼치는 정종 법사가 이 핵심 단락들을 대중에게 법문한 내용을 엮었다. 그는 철저히 경전과 조사의 가르침에 근거하고, 더불어 이론적이고 사실적인 증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비유를 더하여 상세하고 분명하며 간단명료하고도 이해하기 쉽게 강의한다.

이 책은 크게 서론과 본론과 총결의 세 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먼저 서론에는 〈아미타경〉의 핵심 경문을 소개하고, 경문을 해석함에 있어 〈무량수경〉과 〈관무량수경〉 관련 경문과 회통해 해석해야 올바른 해석이 되며, 선도대사의 정토사상에 의거하여 해석함이 가장 타당하다고 밝힌다. 잘 알다시피 선도대사는 중국 당나라 초기에 정토종을 창립해 누구나 하기 쉬운 칭명염불을 통한 범부의 극락왕생을 주창함으로써 정토를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널리 전파한 정토종의 조사이다.

이어서 본론을 핵심 경문에 따라 5가지로 나누었다. 이들 각각의 경문을 해석함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일관되게 선도대사의 정토사상에 입각해 해석한 점이다. 이를 위해 해당 경문을 이치와 비유로써 설명하고 다른 경전과 논서, 조사들의 해석, 그리고 여러 사례를 들어 합리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 책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점은,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산란한 마음으로라도 꾸준히 염불하면 누구나 다 극락왕생할 수 있다는 것이 〈아미타경〉의 핵심사상이며 석가모니불과 아미타불의 본의라는 것이다.

예컨대 ‘일심불란’을 해석함에 있어서, 많은 경우 선정의 상태 혹은 염불삼매를 얻어야 일심불란이라 말할 수 있다고 해석돼 왔다. 만약 ‘일심불란’이 정말 염불삼매를 얻는 경지라면 소수의 뛰어난 근기의 사람을 제외한 일반 범부는 일심불란에 이를 수 없다. 그렇다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며, 아미타불의 원력에 의해 설해진 타력문이자 이행도인 정토법문은 오히려 자력의 수행이요 난행도가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선도대사의 사상에 입각해, 일심불란이란 선정이나 삼매의 상태가 아니라, 오로지 한마음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전념하는 데 2가지 마음이 없는 것이며, 이는 평범한 사람이라도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수행력이 없고 근기가 하열하며, 죄를 지은 범부라도 아미타불의 타력에 의지하여 깊은 신심을 지니고 한결같이 염불하면 누구나 왕생하여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을 명쾌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흔히들 정토법문은 근기가 하열한 사람들이 하는 수행이고, 현세의 이익이 아닌 사후세계를 위한 법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좀 더 고상한 법문을 찾아다니며 남들이 하기 힘든 수행을 하기도 하고 거기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히 바라볼 때, 우리는 과연 근기가 뛰어난 사람인가? 그렇지 못함을 인정한다면, 범부의 신분으로 염불을 통해 극락왕생을 염원하는 것이 최상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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