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련사, 12월 23~29일 ‘불교·가톨릭 미술인 만남’展

▲ 이해기 작가의 작품 ‘윤회 열반’
[현대불교=신성민 기자] 올해 성탄절도 10여 일 남짓 남았다. 이 시기가 되면 불교계는 성탄절 축하메시지를 발표하고 축하등을 점등하는 등 종교 화합에 나선다. 올해에는 특별한 전시가 추가된다. 불교와 가톨릭 미술인들이 합동 전시를 통해 종교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이다.

경내 불일미술관서 전시회
인천교구 문화원 후원으로
양 종교 미술인 6인 참여
‘종교간 화합’ 메시지 던져
교류 전시회 정례화 추진도

승보사찰 송광사 서울 분원 법련사(주지 진경)는 가톨릭 인천교구 문화원·음악원 후원으로 오는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경내 불일미술관 1·2관 전관서 ‘불교·가톨릭 미술인 만남’ 전시회를 성탄절을 맞아 개최한다.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불교 미술인 이해기·김창균·박명옥 작가와 가톨릭 미술인 안경원·임정연·서정우 작가 6명이 30여 작품을 선보인다. 

‘불교와 가톨릭 미술인의 만남’ 전시회는 2003·2004·2007년 세 차례 열린 바 있다. 앞선 3번의 전시회는 종단 차원에서 이뤄진 전시회였지만, 법련사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일반 신도와 미술인이 요청해 성사된 것이어서 그 의미를 더한다.

불일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구담 스님은 “좋은 기획전 테마를 고민하던 중 작가 한 분이 가톨릭과의 교류 전시회를 제안했다”며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했지만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작가와 신도들이 나서서 전시를 적극적으로 제안했고, 불교·가톨릭 종교인들이 대중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전시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양 종교 미술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만큼 양질의 작품들이 다수 출품된다. 불교 측 미술인인 이해기 작가는 ‘윤회 열반’을 주제로 연작 시리즈를 선보인다. 어린이 그림을 불화에 콜라주한 그의 작품 중에는 전시 주제 맞는 ‘산타 부처’도 있다.

작가는 세상과의 시각적 교감을 강조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정각(正覺)에 이르렀음을 성찰하게 된다”고 말한다.

▲ 서정우 작가의 작품 ‘바뇌성모님’
김창균 한국불교미술협회장은 ‘연화화생’이라는 작품을 통해 수행으로 쌓아올린 공덕으로 인해 마침내 반드시 우리는 연화화생에 이르러 극락왕생하게 됨을 강조한다.

페이퍼 아트를 선보이는 박명옥 작가는 ‘수월관음도’ 등을 통해 종이 조각 특유의 멋스러움을 발산하고 있다.

가톨릭 미술인인 안경원 작가는 유리공예를 통해 예수의 은총 속에 살고있는 기독인들의 영성을 표현한다. 이런 영성이 잘 나타난 것이 ‘오소서 성령이여’라는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임정연 작가는 ‘희생의 어머니, 그리고 탄생’에서 버려진 포도나무를 통해 어머니의 탄생 설화를 재설정한다. 이는 요한복음 15장 5절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라는 성경의 의미를 확장시킨 것이다. 또한 서정우 작가는 나무 조각을 통해 신과의 소통·교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 대해 법련사 주지 진경 스님은 “이번 전시에서 불교·가톨릭 미술인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극락정토의 발원과 아름다운 그리스도적인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면서 “전시 주제인 이웃 종교간의 ‘아름다운 만남’처럼 개별 작품들은 이미 훌륭한 발원과 성물이 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인천교구 문화원·음악원장 김선호 루카 신부는 “유사 이래 인간이 창작한 미술의 앞 자리에는 종교화가 자리한다. 종교화를 통해 미술은 발전했다”며 “숭고하고 장엄한 종교 미술을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불교·가톨릭 미술인 만남 전시회는 정례화될 전망이다. 진경 스님은 “내년 부처님오신날에는 가톨릭 인천교구 문화원·음악원 측에서 교류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며 “이 같은 교류 전시회가 교단 차원의 행사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02)733-5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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