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백성호 지음|권혁재 사진|앵글북스 펴냄|1만 4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하루에도 수백번 바뀌는 마음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는 아마도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성인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책 제목 부터가 인상적이고 매력적이다. 제목은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이다.

일간지 종교담당 기자인 저자는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책 속에서 말한다.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더 이상 외부서 찾지 말라고. 당신을 가두는 벽에서 벗어나려면 내면으로 들어가라고 말이다. 그는 마음의 프레임을 넓혀야만 우리를 괴롭히던 삶의 좌충우돌이 줄어든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저자가 10년 넘게 수많은 종교인과 인문학자 들을 만나면서 얻어낸 삶의 공식을 한 땀 한 땀 모아 정리했다. 책은 단순히 삶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자기계발서나 피상적인 사상을 떠드는 인문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왜 이 상황에 처하게 됐는지,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법과 이해를 돕는다. 나아가 ‘깨달음’과 ‘이치’라는 피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을 보다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성격으로 쉽게 정리함으로써 삶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수수께끼를 풀어내고 좀 더 수월하고 행복한 인생을 운용할 수 있는 법을 보여준다.

〈만약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은 기존에 출간된 〈현문우답〉 개정판으로, 첫 출간 후 깊은 사색을 통해 더욱 크게 성장한 저자가 기존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그러나 보다 알기 쉽고 단순하게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서 널리 알려진 사진작가인 권혁재 기자도 이 작업에 함께해 ‘성장된 글’에 맞춰 자신의 최고 작품들을 선별 수록했다.

이 책은 15년 넘게 종교기자로 뛰어온 저자가 여러 성인과 종교 지도자, 영적 수행자 들의 발자취 속에서 배운 ‘마음을 마음대로 쓰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것은 크게 ‘이해하기’와 ‘써먹기’로 나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적어도 하루 한 번, 나를 비우고, 묵상하고, 깨치고, 거듭나면서 인생의 난관에 부딪쳤을 때 맞설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삶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의 원인이 되는 포인트들을 정리해 ‘푯대를 놓치지 않는 법’ ‘편견을 넘어 나의 길을 가는 법’ 등 희망의 끈을 다시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도 아까지 않는다.

저자는 책 속에서 “두려움의 뿌리는 어디일까요. 답을 찾긴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도 두려움은 수시로 올라오니까요. 두려움의 바닥을 봐야 합니다. 두려움은 어김없이 나라는 자아가 생존의 위협을 느낄 때 뿜어져 나옵니다. 어떤 씨앗을 고를 건가의 문제는 그에게 어떤 열매를 고를 건가의 문제가 됩니다. 씨앗 속에서 미리 그 열매를 보고, 그 열매 속에서 또 씨앗을 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더 멀리 보고 더 깊이 보고 더 넓게 보는 겁니다. 그게 바로 안목이고, 통찰력이죠.”라고 말한다.

책은 ‘마음’이라는 근원에 관련된 내용답게 천주교, 불교, 기독교 등 수많은 종교의 벽을 넘나들며 우리의 일상을 소재로 하여 실생활서 활용할 수 있는 마음 훈련법을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실제로 종교라는 터널을 건너는 이유가 바로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수많은 장애물서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라고 말하며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때’야말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 새로움을 받아들이기 위해 낡은 생각과 자신을 버리는 것. 이는 여타 종교들이 말하는 ‘행복을 찾기 위한’ 수행법들의 기본 원리이다. 그리고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 안에서 올라오는 수많은 질문에 집중하고, 자연히 올라오는 그 답을 반복해서 바라보는 것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훈련은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원활한 삶을 살기 위한 최고의 습관이 된다는 것이다. 내면서 일어나는 질문에 대한 이러한 구체적인 문답법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의 본질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저자는 내 주변서 일어나는 현상이 과연 무슨 의미인지, 내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내 안에 깊이 물어볼 것을 권한다. 이러한 묵상은 어떠한 하나의 답에 이르게 하는데, 저자는 이때 멈추지 말고 다시 한 번 그것이 무엇이며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물어보라고 이야기한다. 바로 그때 우리가 진정한 삶의 본질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제목에 대한 답을 이렇게 말한다. “두려운 마음을 창조한 뒤에는 두려운 마음을 파괴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자리에서 다시 다른 마음을 일으킬 수가 있는 겁니다. 필요한 때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한 마음을 쓸 수가 있는 거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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