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불교연합회 연희기획단장 일명 스님

광주불교연합회 연희기획단을 이끌고 있는 광주 신광사 주지 일명 스님

지난 57일 광주광역시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장에는 독특한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전통복장을 한 많은 사람들이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춘 것이다.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이 광경은 올해 광주불교계가 처음 선보인 어울림 한마당에 참여한 사찰 연희단들의 춤사위였다.

광주지역에 처음으로 율동리더와 연희단을 보급해 성공적인 행사의 기틀을 마련한 이가 있다. 광주불교연합회 연희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신광사 주지 일명 스님사진이다.
 
우리 절 신도들이 더 좋아하던데요. ‘나이 먹어서 뭔 율동이냐고 말하던 할머니들이 더 신나서 춤을 추는 걸 보면 축제에는 역시 춤과 노래가 빠져서는 안 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일명 스님의 말처럼 처음 시도한 연희단과 전체율동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전체 8개 팀이 참여한 연희단 공연과 4000여 명의 신도들이 뜻을 모은 전체율동은 봉축행사를 기존의 엄숙함을 넘어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축제 한마당으로 바꿔 놓았다.
 
아직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손 볼 곳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하지만 많은 스님들과 신도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큰 감동과 힘을 얻었습니다. 다시 세심하게 준비하려니 조금 바쁘기도 하지만 사명감을 갖고 임하려 합니다.”
 
일명 스님의 마음은 내년 봉축행사 준비로 이어진다. 광주불교연합회는 지난 1114일 제2기 연희기획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봉축행사 준비에 돌입했다. 지역사찰을 비롯해 신행단체 연희단장들과의 기획단 모임을 시작으로 11~12월 율동리더 모집 및 교육, 20171월 율동강습회, 1~4월까지 사찰과 단체별 율동지도 및 보급활동을 펼친다.
 
내년에는 더 많은 연희단과 활기찬 율동을 바탕으로 보다 신명난 행사를 만들 겁니다.”
 
벌써부터 내년 행사준비에 열정을 보이는 일명 스님은 결코 젊지 않다. 19614살 때 동진출가해 1975년 비구니계를 받고 지금까지 어언 60여 년을 올곧은 수행자로 살아온 노장이다. 동학사 강원을 졸업한 후 광주에서 줄곧 소임을 살았으니 광주불교의 산증인이라 불릴 만하다.
 
아담한 체구에 늘 조용한 성격인 스님이 불교의 젊음을 상징하는 연희기획단을 이끄는 것이 궁금해 물었다.
 
예전에는 오랜 기간 초파일 준비를 했어요. 동지가 끝나면 연잎을 물들이고 말아서 병에 감아 실로 주름을 잡고 누르면 연잎이 돼요. 여기에 팔모등 철사 등살을 만들기 위해 나무에 팔각 모양의 못을 박아 철사로 둘러 만드는 과정을 겨우내 구들방에서 했어요. 그때에 비하면 이제는 너무 한가한 거죠. 그래서 시작했어요. 연희단이나 율동이 곧 초파일 준비잖아요.”
 
초파일 준비, 이것은 스님이 늘 해오던 일상이었다. 당연히 해야 할 내년 초파일 준비를 시작한 것일 뿐이라는 담담한 대답이었다.
 
사찰에서 활성화 될 거라고 믿어요. 일단 재미있고 즐겁잖아요. 기도 때나 크고 작은 행사에 많이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찰별 연희단은 궁긍적으로 봉축행사를 준비하는 사찰의 변화를 예고한다. 즉 더 밝고, 더 신명나는 사찰 분위기가 조성된다. 그래서 일명 스님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명 스님의 이 같은 포교 열정과 바람은 내년 광주지역 봉축행사로 이어질 것이다. 더불어 연희단을 통한 광주불교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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