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겨울맞이 불교계 자비나눔행사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과 신도들이 진안지역 홀몸어르신들에게 전달할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고 있다. 갑작스런 한파 속에 피어난 밝은 미소에서 훈훈함이 느껴진다.

사찰 김장부터 복지관 연탄 후원까지
지역 복지사각지대 해소 위해 자비행

[현대불교=이승희 기자·조동제 전북지사장] 올해 겨울은 여느 해보다 비교적 늦게 돌아왔다. 하지만 초입부터 맹추위를 동반해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고, 추수로 풍요롭던 마음은 어느덧 차갑게 식었다. 이런 때일수록 긴긴 겨울을 나기 위한 난방과 먹을거리를 잘 준비해야 하지만 경제적 형편이 좋지 못한 이들에겐 혹독한 계절이 되고 만다. 그래서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온 몸으로 실천하는 불제자들이 나섰다. 김장이면 김장, 연탄이면 연탄, 무엇 하나 부족함 없는 겨울나기를 돕고자 각 지역서 관세음보살의 손길을 전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먼저 진안불교계는 이웃종교인들과 함께 김장을 담가 지역사회 홀몸어르신을 비롯한 저소득층 가구에 온정을 선물했다.

마이산 탑사 총무 정해 스님이 어르신에게 김장을 전달하는 모습.

마이산 탑사(주지 진성쌍봉사(주지 보경고림사(주지 성목)1123일 진안군청 광장서 열린 ‘2016 진안고원 김장대축제에서 자비나눔을 실천했다. 이날 행사에는 진안군 종교계 등 30여개의 기관·단체가 참가했다. 불교계는 탑사 주지 진성 스님과 총무 정해 스님, 나누우리봉사단,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과 섬김봉사단, 고림사 주지 성목 스님과 봉사단 등 50여 명이 동참해 정성껏 김장을 담갔다.

지역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진성 스님은 “4대 종단을 비롯한 봉사자들의 김장나눔 현장에 나누우리봉사단원들과 함께 마음을 모아 동참하게 됐다갑작스레 찾아온 쌀쌀한 날씨에 어려운 이웃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장을 마친 진성 스님과 보경 스님, 불자들은 진안 자원봉사센터에서 추천한 저소득 가구를 방문해 직접 김장을 전달하고, 이웃들의 겨울나기에 어려운 점이 없는지 살폈다. 이날 불교계가 이웃종교와 함께 담근 김장은 총 3200포기로 1000여 가구에 전달됐다. 이 중 3분의 1을 불교계가 맡았다.

홍정자(57·마령면) 불자는 그동안 나누우리봉사단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봉사에 참여해왔다겨울은 누구에게나 힘든 계절이지만 형편이 좋지 못한 이들에겐 더욱 고된 만큼 다른 봉사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이 직접 마련한 털목도리를 어르신에게 선물하고 있다.

쌍봉사 주지 보경 스님은 김장 외에 별도로 털목도리를 마련해 홀몸어르신들에게 선물했다. 보경 스님은 자원봉사는 곧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길이기에 되도록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 노력한다면서 무엇보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신도들이 이웃을 돌보는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김장행사에 앞서 진안군청 강당서 열린 진안지역 자원봉사의날 기념식에서는 나누우리봉사단 홍정자 불자와 쌍봉사 강진희 불자, 고림사 김춘희 불자가 자원봉사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원봉사센터장상을 수상했다.

강진희(35·진안읍) 불자는 그동안 직장생활이 바빠 봉사활동에 자주 참가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상을 받게 돼 한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면서 더 열심히 봉사에 임하라는 경책으로 받아들여 모범 봉사자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편 마이산 탑사와 쌍봉사는 신도들과 함께 해마다 소외이웃에게 수천 장의 연탄을 전달하는 연탄나눔운동을 펼치고 있어 지역사회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마이산 탑사는 인천, 대구, 전주, 부산지역의 나누우리 분원을 통해 자비의 쌀, 사랑의 연료 나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진안 마이산 탑사 주지 진성스님을 비롯한 나누우리 봉사단이 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서울 강남 봉은사(주지 원명)261년 동안 먹을 김장 1만 포기를 담그고, 이 중 2,400kg은 지역 소외계층에게 나눴다. 이번 행사는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해 지역 주요인사와 신도들이 대거 참여, ‘지역축제분위기 속에서 김칫소를 만들고 배추를 버무렸다. 김장을 마친 뒤에는 홀몸어르신과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했다.

금강종 서울 도봉구 서원암(주지 정심)113~26일까지 수백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김장 23000kg를 담가 지역사회에 나눴다. 서원암은 도봉구에 10kg 2000박스를 전달했으며, 300박스는 자체적으로 소외이웃을 선정해 후원했다. 한편 서원암은 30여 년간 김장을 담가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찰 외에 불교계 복지관 역시 저소득층 월동준비를 돕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중림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운희)1118일 스크린에이치디코리아 임직원들과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를 열었다. 이날 임직원들은 지역 내 저소득 어르신 80가정에 김치를 직접 포장 및 배달했다. 남은 김치는 경로식당 무료급식지원사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오쿠시니 테츠야 스크린에이치디코리아 대표는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참여했다. 임직원들과 앞으로 지속적인 지역 내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전했다.

생필품 장바구니를 선물한 월곡조합사회복지관 '해피브릿지'

월곡종합사회복지관(관장 길정수)119일 우리은행 월곡동지점과 연계,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사랑의 장바구니 전달 행사 해피브릿지를 개최했다. 이날 우리은행 봉사팀은 김치생필품 등을 장바구니로 꾸려 어르신 가정에 방문해 전달했다.

장바구니를 전달받은 어르신은 혼자 있어 더 추위를 느끼는데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와서 정말 좋다. 손에 뭘 들고 오지 않아도 좋으니 자주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성북장애인복지관의 연탄나눔.

성북장애인복지관(관장 선재)1119일 한국투자공사(사장 은성수) 임직원 30명과 함께 장애 독거 노인가정에 연탄 총 8000장을 후원했다. 한국투자공사와 성북장애인복지관은 2014년 협약을 체결하고 1년에 4차례 저소득 가정에 도배봉사와 연탄배달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외에도 수많은 불교계 복지관들이 김장·연탄나눔과 바자회 등을 개최, 지역사회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자비나눔활동을 전개했다.

서울 불교계 복지관ㆍ단체 나눔행사 일정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