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7,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 오로지 이 시간만을 위해 달려온 학생들에게는 그동안 수고했다는 말을, 수험생 가족에게는 고생하셨다는 말을 먼저 건네고 싶다.

한국사회에서 대입 고시는 매우 결연한 진검승부와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의 시험에서 인생이 방향을 결정되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에 가서도 학점과 취업이라는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지만 대입 고시는 분명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수능에도 안타까운 사건이 들린다. 부산의 한 재수생은 수능 1교시 언어영역을 치르던 중 도시락 가방에서 어머니 휴대전화가 10초간 울리는 사건이 발생했고, 감독관은 해당 수험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1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해당 수험생과 부모님은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겠는가.

이와 더불어 수능 후에 들리는 소식은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학생들에 관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의원실에 따르면 20101~20149월 초··고등학생 자살 학생 수는 630명이다. 이중 성적비관이 원인인 경우는 75명으로, 2015년에도 14명이 같은 이유로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실천위원 스님 10여 명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들은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학생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1115일 천도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서 스님과 교사 모두 입시경쟁에 내몰리다 목숨을 끊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수능 후에는 수험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불교계 역시 마찬가지다. 긴 여정을 마치고 온 수험생들에게 결과 따듯한 위로를 건네며, 나쁜 결과는 힘을 복돋을 수 있도록 불교계가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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