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의 폐단을 치유하는 현장법사 일행

멸법국서 불교 겁박 떨쳐내
불로장생 꿈꾸는 사타동 요괴
만행을 무찌르는 손오공 일행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경 구하러 가는 길엔 요괴도 많다.”

이게 어디 아리랑 노래 가사던가? 사타동이란 골짜기에서 또 세 요괴가 기다린다.

사자 요괴 코끼리 요괴, 거기에 대붕 금시조 요괴, 이 요괴들은 정말 초특급 비보통 요괴들이라 손오공도 죽을 고생을 하고, 현장법사가 요괴에게 잡아먹힌 줄 알고, 대성통곡하고 포기까지 하는 험한 꼴 겪는데, 결국 석가모니 부처님이 요괴를 거두신다.

알고 보니 석가모니 부처님과 오묘한 인연이라 무슨 오묘한 인연이냐구?
그건 설명을 보셔야 할 것이로다. 그리고 다시 나간 곳은 비구국.

요괴 도사가 국왕의 마음을 홀려 불교를 천시하고 도교를 높이며 아이들을 재료로 하여 정력과 불노장생에 좋은 영약을 만든다는!

수많은 아이들이 죽음에 처할 위기를 손오공이 나서서 해결한다.

잘못된 신앙, 사이비 종교의 폐단은 참으로 무서우니 한 요괴 도사가 요망한 가르침을 펴고 최고 통치자가 그에 현혹되니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누나.

초시공(超時空) 통합통신이 전하는 소식에 의하면 남섬부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들리던데 세상 일이 예나 지금이나 동쪽이나 서쪽이나 다 마찬가지로구나.
아무튼 죽을 아이들 모두 구해주는 큰 공덕 세우니 그 나라에서 공덕비까지 세우고 전송을 하네. 이렇게 공덕이 높아지고 수양이 깊어질수록 현장법사의 인기는 더욱 치솟는데 요괴들에게 인기가 치솟는 게 문제로다.

특히 미녀 요괴들에게 인기가 더더욱 높아 열렬한 구애를 하는 미녀 요괴에 잡혀 동정을 잃을 위기에 처하네. 참으로 색(色)의 관문은 벗어나기 힘들구나.

이 요괴도 참으로 비보통 요괴라서 손오공 일행 고전을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여자 요괴, 천상세계의 탁탑천왕과 인연이 있는 것이 밝혀져, 결국 탁탑천왕 이끌고 와서 잡아낸다.

역시 세상살이에 인맥관리를 잘해야 되니 자칫하면 탁탑천왕, 요괴의 배후로 지목되어 큰 곤욕을 치를 뻔 했구나.

이렇게 또 한 번 여색의 관문을 넘고 나니 이상한 나라에 도착하였다.
승려라면 무조건 잡아 죽이는 나라! 이름하여 멸법국(滅法國).

불법을 소멸시키는 나라란다. 왕이 무도하여 ‘스님 일만 명을 죽인다’ 맹세를 했는데, 지금까지 9,996명을 죽였단다.

현장법사 일행을 죽이면 딱 만 명을 채울 판일세. 이건 요괴의 어려움이 아니라 사람의 어려움…. 손오공 원숭이 꾀로서 벗어난다.

술법을 써서 궁궐에 잠입하여 여의봉을 날카로운 머리 깎는 칼로 바꾼 다음,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 머리를 사사삭삭삭삭….

하룻밤 사이 모든 사람이 스님이 되어 버렸네. 여차 저차 결국 왕이 회개하고 모든 이들이 불법에 귀의하니, 국호도 바뀌었다.

불법을 흠모하는 흠법국(欽法國)으로!

이래서 공덕비 또 하나세우고…. 그 다음 등장하는 요괴들…. 남산대왕도 물리치고 구령원성도 제압하고…. 이러는 사이 이미 발은 디딘 곳이 인도 땅!

비록 변두리지만 이미 부처님 계신 나라에 왔네! 불법을 숭상하는 곳이 다르네. 중국에서 온 현장법사 일행을 융숭히 대접한다.

마침 시절도 좋은 시절, 큰 명절인 원소절 즈음이라 곳곳마다 아름다운 등불 공양이 한창일세!

그런데 이 고장 풍습이 특이하다. 큰 항아리에 향기로운 양젖 기름을 채우고 심지를 박아서 향기를 풍기는 등으로 올리는데, 하룻밤 지나면 부처님께서 친히 오시고, 부처님 다녀가시면 기름이 모두 사라진단다.
무슨 기름만 잡수시는 부처님인가? 그 부처님께 올리는 기름을 추렴하느라 백성들이 세금으로 고통을 받는단다.

부처님이라면 껌벅 죽는 현장법사, 부처님이 친림하신다 하니 이 기회 놓칠 수 없다.

부처님 오신다는 조짐, 휙휙 몸을 가누기 힘든 바람이 불어, 다른 사람들은 다 피하는데 현장법사 모든 걸 참아내며 부처님 친견하려 한다.

한참을 견디다 보니 과연! 세 부처님이 나타나신다.

현장법사 허둥지둥 다리 위로 올라 부처님께 예배를 드리는데 애고고! 손오공 밝은 눈으로 보니 이건 부처가 아니라 요괴로구나!

손오공 놀라서 “스승님! 부처가 아니라 요괴….”하고 채 말리기도 전에 요괴들 동작도 빠르게 현장법사 채가지고 사라진다.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생긴다 했던가? 인도 땅에 도착하여 환대까지 받으니 풀어진 마음에, 태만한 마음에 요괴를 부처님으로 착각하였으니 고통을 받음이 당연하도다.

결국 청룡산 현연동이라는 골짜기의 세 외뿔소 요괴로 밝혀지는데 특히 양젖기름을 좋아하여 부처로 위장하여 양젖기름을 갈취해 왔단다.

태백 금성을 조언으로 하늘 신장들 청해 세 요괴를 토벌했지만 이를 경계삼아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지! 아홉 길 산을 만들 때도 마지막 한 삼태기 흙이 모자라 공을 이루지 못한다 하지 않았던가?

이제 인도로 가는 여정이 거의 막바지입니다. 중국을 벗어나 인도로 접어 든 것이지요. 아직 부처님 계신 영취산까지는 거리가 좀 있지만, 거의 다 온 것이라 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때가 오히려 위험하다는 거, 여러 번 이야기했지요? 거의 다 된 것 같은 상황이 제일 위험합니다. 마음 턱 놓고 있다가 엉뚱한 사고가 터지는 일들 참으로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막바지에는 더더욱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이번 이야기는 인도에 접어들어 가는 현장법사 일행이 겪는 마지막 난관들이 나타납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 동안의 긴 수행으로 이룩된 힘을 통해 공덕을 쌓는 이야기도 나오지요. 공덕 쌓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것이라고 전번의 이야기에서 강조한 것, 잊지 않으셨지요.

앞에서 소개드린 이야기, 그 성격을 한번 볼까요? 첫 번째는 사타동이란 곳의 요괴 이야기. 이 이야기는 전형적인 요괴 이야기입니다. 그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대붕새 요괴 이야기가 좀 특별하지요.

그 다음 이야기는 비구국에서 사이비 도사가 벌이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이비 종교 행태를 물리치는 이야기지요. 아이들을 약재로 해서 불노장생의 영약을 만든다니! 천인공노할 짓을 통해 자신의 영생을 꾀한다는! 도덕적인 삶이 있어야만 훌륭한 결과를 누린다는 기본의 기본을 망각한 사이비종교의 만행을 무찌르는 이야기지요. 이 귀결은 역시 손오공 일행이 큰 공덕을 쌓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그 다음 이야기는 현장법사와 결혼하겠다는 열망에 불타는 여자 요괴를 물리치는 이야기. 이 이야기의 특징은 이 요괴가 불교 사천왕 가운데 하나인 탁탑천왕을 아버지로 섬기는, 물론 실제 아버지는 아니지만 스스로 그렇게 모시는 요괴라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탁탑천왕이 손오공에게 고소를 당하는 일이 벌어지지요.

그런데 잠깐! 이런 이야기 하다 보니 갑자기 우리나라의 지금 사태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지금 흉흉한 이야기들의 바탕에도 무슨 이상한 사이비 종교 이야기가 놓여 있지 않던가요? 그 사이비종교와 국가 최고지도자의 연관성이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일파만파의 이야기가 전개되던데…. 갑자기 두려워지네요. 잘못된 믿음, 비슷하지만 아닌 것으로 사람을 홀리는 일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지…. 거기에 권력을 가진 사람이 연결되면 또 얼마나 끔찍한 결과가 벌어지는지…. 소름이 돋네요. 그래서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다음 시간에 좀 진정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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