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불화 명작 강의

강소연 지음|불광 펴냄|2만원
불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이즈음,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불화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미적·종교적·역사적 관점서 친절히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소개된 10점의 불화는 한국 불화만의 멋과 아름다움을 오롯이 간직한 국보급 명작들이다.

불화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과연 무엇일까? 불교는 오랜 세월 우리 선조들에게 우주관·가치관·사후관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불화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지옥과 극락, 정토세계와 사바세계, 법계와 속계, 연화장세계 등.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불화가 전달하려는 뜻은 ‘삶의 바른 이치’이다. 불교에서는 불교미술이라는 용어보다 ‘불교장엄’이라는 표현을 쓴다. 사원이나 법당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장엄’이다. ‘장식’과는 다르게 ‘장엄’에는 아름답게 꾸미는 ‘행위’까지 포함돼 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모든 유형과 무형의 덕행을 아우르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중요시한다.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궁극의 행복을 가져다주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 행위가 ‘공덕(功德)’이다. 그래서 장엄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공덕이다. 진정한 공덕이란, 내가 아닌 타인을 돕기 위해 또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 순수한 마음을 내는 것이다. 불교서 가장 중요시하는 행위가 바로 이 공덕이다. ‘공덕장엄’은 여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불교의 모든 조형미술은 공덕장엄의 표현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찰불화는 이 같은 공덕장엄의 진리가 여실하게 담긴 최고 최상의 작품이다.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사찰불화 여행
기존의 불화 관련 책들은 대개 제작 기법이나 그에 따른 유형별 분류를 소개하는 학술서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감상적 차원에서 작품을 이해하길 원하는 일반 독자들에게 불화의 매력을 어필하기에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학문적 지식의 나열이 아닌 기행문 형식을 가미하여 독자들에게 읽는 맛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사찰 곳곳에 숨겨진 명작 불화를 찾아 떠나는 저자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마치 현장에 동행해 눈앞에서 해설을 듣듯 편안한 마음으로 불화에 대해 배우고 감상하게 된다. 작품과 사찰에 얽힌 오랜 역사와 흥미로운 일화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면서 독자들을 불화의 세계로 초대한다.

불화 입체적 감상 법 알려 줘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겉으로 드러난 작법이나 가시적 아름다움만을 눈으로 좇아서는 진정한 깊이를 맛볼 수 없다.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그것이 담고 있는 주제 의식까지 함께 살필 때 보다 입체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사찰불화 명작강의〉는 불화의 기본적인 구도나 묘사법 같은 작품의 기술적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각 작품들에 담긴 핵심 내용(불교적 가르침)과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시대적 상황까지 두루 짚어준다. 또 불교가 낯선 이들을 위해 ‘기초공부’를 통해 불교 용어를 세심히 설명한다. 25년 차 베테랑 미술학자인 저자의 식견과 다채로운 해설을 통해 독자들은 다양한 관점서 불화를 접하게 되고, 이로써 책에 소개된 작품들뿐 아니라 한국불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불화의 현란한 장식 표현과 매끈한 곡선에서 전해지는 멋스러움 이면에 감춰진 층층의 이야기들을 꿰뚫어 보게 된다.

꼭 한 번 봐야 할 명작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불교에서 말하는 세상의 진면목을 아낌없이 표현한 그림들로 종교적 경지를 예술로 승화한 최상의 불교 종교화이다. 하지만 종교를 떠나 누구나 꼭 한 번쯤 봐야 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무위사의 〈아미타삼존도〉, 해인사의 〈영산회상도〉, 동화사의 〈극락구품도〉, 용문사의 〈화장찰해도〉, 쌍계사의 〈노사나불도〉, 법주사의 〈팔상도〉, 운흥사의 〈관세음보살도〉, 갑사의 〈삼신불도〉, 안양암의 〈지장시왕도〉 등 10점의 작품 대부분은 국보·보물·유형문화재 등 국가지정문화재 및 시도지정문화재로 선정됐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