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본신문, 일본 신문기자가 본 ‘티베트의 현재’ 보도

대규모 개발로 인한 중국화 촉진
티베트인 종교문제에 관심 없어

 

▲ 건축 붐이 일고 있는 라싸 시내. 경제는 번영하고 있지만 종교 및 문화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본신문협회가 중국정부의 허가를 얻어 해외언론의 방문이 엄격하게 금지된 티베트 자치구를 7년 만에 취재했다고 서일본신문(西日本新聞)’1017일 보도했다. 아래는 기사의 전문이다.

라싸 교외의 공항서 버스로 약 40분을 달리면 시가지에 들어선다. 도시 중심부에는 고급 호텔들이 연이어 개업 중이다. 한족의 음식점과 상점이 많고 티베트어 표기가 없는 간판도 많이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포탈라궁 근처 길가엔 티베트족이 한족 관광객에게 염주와 목걸이 등을 팔고 있다. 그 중 젊은 여성 1명은 쓰촨성(四川省)서 경기가 좋은 라싸로 이사 왔다고 한다. 또 이전에는 티베트어밖에 몰랐지만 지금은 TV를 통해 중국어를 배운다고 말했다.

자치구 안에 한족이 많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장사하기 위해선 중국어는 필수다. 자금력이 있는 한족과 빈곤한 티베트족 사이에 경제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
 

티베트인의 분신자살 들어본 적 없다
투어는 원칙적으로 중국 측이 취재 대상을 정하고, 자치구 안에선 당국자가 동행했다. 방문한 곳서 중국정부 관계자가 늘 강조한 것은 중국정부가 티베트에 번영을 가져왔다는 부분이었다.

중국 티베트학 연구센터(베이징)의 간부는 철도 개통에 힘입어 작년 자치구를 찾은 관광객이 2005년보다 약 10배가 늘어난 2000만 명에 달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자치구 총생산은 10년 전과 비교해 4배 늘어난 1026억 위안(106천억 원)을 달성했고, 도시 주민 소득은 70%, 농촌지역민 소득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국자 동행 하에 라싸 교외에 있는 마을에서 가족 5명과 살고 있는 바루 씨(43)를 취재했다. 모피와 가축 고기를 판매하던 당시는 연 수입이 1~2만 위안(150~300만원)이었지만 2003년 벽돌공장을 개업한 후 주택건설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늘어 작년에는 12만 위안(180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나라 덕분에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됐다. 공장을 더욱 확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표정이 바뀐 것은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였다. 티베트족의 분신자살에 대해 물어봐도 바루 씨는 들어본 적 없다고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달라이 라마 사진, 가정에도 불허
티베트 망명정부 일본대표(도쿄)의 말에 의하면 2009년 이후 자치구와 주변에서 분신을 시도한 티베트족이 140명을 넘었고, 이 중 120여 명이 사망했다.

일본신문협회기자들은 자치구공산당위원회의 기관지 티베트일보에서 개최한 편집간부 약 15명과의 좌담회도 가졌다. 일본 기자들이 티베트인 편집간부들에게 과거 분신자살을 보도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자 좌담회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공산당 간부는 이 질문에 아무런 근거 없는 이야기이다. 보도한 적 없다고 강한 어조로 부정했다. 또한 민족 간 경제격차도 없다고 강조했다.

취재를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 뒤 인터뷰를 요청한 티베트 망명정부 일본대표부의 룬톡 대표는 티베트인 분신사건에 관해서는 날짜와 장소를 명확히 알 수 있는 증거사진도 있다. 중국정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덮어버린 것일 뿐이라고 분개하며 말했다.

물질적으로는 풍부해졌을지 모르지만 티베트 독자의 문화와 민족의 정체성이 짓밟힌 채 중국화가 진행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의 사진을 집에 걸어두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고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 말하기만 해도 체포당한다. 그런 삶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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