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리앤원, 10월 21·22일 ‘인도 고대불교 찾아서’ 워크숍·강연

인도불교사와, 불교문헌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리 팔크(Harry Falk, 사진 왼쪽) 독일 베를린대 명예교수와 리처드 살로몬(Richard Salomon, 사진 오른쪽) 미국 워싱턴대 교수.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인도불교사와, 불교문헌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하리 팔크(Harry Falk) 독일 베를린대 명예교수와 리처드 살로몬(Richard Salomon) 미국 워싱턴대 교수가 방한했다. 이들은 (재)리앤원이 10월 21~22일 ‘인도 고대불교를 찾아서’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워크숍·강연회에 참석해 인도와 초기불교 연구 현황 등을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하리 팔크 독일 베를린대 명예교수
“아쇼카王 이전 석조물 全無
석조 조각·명문 등 ‘혁신’이뤄
불교 숭앙… 미신 배척 문구도”

리처드 살로만 미국 워싱턴대 교수
“1994년 간다리어 필사본 분석
다양한 언어로 경전 필사됐을 것
생각보다 많은 형태의 불교 존재”


특히 불자와 일반 시민들을 위해 10월 22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는 아쇼카왕 이후의 인도 종교 변화와 간다라 지역에서 나온 불경 필사본에 대한 연구를 각각 강연했다.

‘돌에 새긴 제왕의 말: 아쇼카와 당대 인도 종교의 흐름’을 주제로 강연한 팔크 교수는 아쇼카왕이 인도에 미친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팔크 교수에 따르면 석주 칙령으로 대표되는 아쇼카왕 이전에는 인도에서는 석조 건물이나 조각이 없었다. 무속이나 미신 등 전통 종교들이 민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불교를 숭앙했던 아쇼카왕은 처음부터 석주를 세우지 않았고, 암석에 자신의 메시지를 새겼다.

이에 대해 팔크 교수는 “아쇼카는 암석에 새긴 명문에서 신과 합일을 이르려면 승가에 귀의할 것을 비롯해 이전의 전통 종교와 무속, 동물 공양 등의 저급함을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쇼카로 인해 비로소 석조 조각과 석각 명문 관습이 시작되고 브라흐미 문자도 고안됐다는 게 팔크 교수의 설명이다. 석각과 석주 유적들은 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팔크 교수는 “아쇼카는 인도 문자의 발명자이자 창시자”라면서 “4면 사자상 석주는 이오니아 석공들이 인도로 넘어와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전 시대에서는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살로몬 교수는 ‘초기 불교경전 필사본 연구의 성과와 전망’을 통해 1994년 영국박물관에서 발견한 간다리어 불경 필사본을 소개했다.

간다리어는 인도 서북지역의 방언으로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까지 불교 문헌에 사용된 주요 언어 중 하나였다. 간다리어는 중기 인도-아리아 언어군에 속하는 것으로 산스크리트어에서 파생돼 팔리어 등과는 자매관계에 있다는 게 살로몬 교수의 설명이다.

살로몬 교수는 “1990년대 이전까지는 간다리어 필사본은 하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몇 가지가 더 발견됐다”면서 “이에 따라 팔리어로 기술돤 상좌부 대장경이 가장 오랜 불교 경전이라는 학계의 추정들이 재고하게끔 됐다. 실제 북방 전통 문헌 중 일부는 가장 이른 시기의 팔리어 필사본보다 연대가 훨씬 올라간다”고 밝혔다.

살로몬 교수는 필사본 연구가 ‘많은 불교(Many Buddhism)’을 알 수 있게 하는 단초라고 했다. 그는 “현재 발굴된 간다리어 필사본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이들 필사본은 ‘많은 불교’가 존재했고, 우리가 아는 불교는 극히 일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초기 불교 전래 당시에는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불교 분파와 문학, 교리 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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