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시 태어나지 않기로 했다

조민기 지음|조계종출판사 펴냄|1만 6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여기 그녀들이 있다. 붓다와 인연 맺은 여인들은 실로 다양한 계층 사람이었다.

그들 중에는 당시 인도 국가의 왕비, 노예, 창녀도 있었다. 그들은 붓다의 가르침에 감화되거나 귀의해 붓다의 든든한 후원자나 제자가 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났다. 전생의 업이 현생의 삶이 된 그들은 일가족을 모두 잃고 미쳐 버리기도 했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남편을 빼앗기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책 제목서 연상하듯 붓다를 만난 여인들은 인연과 윤회의 끈을 끊고 완전한 열반에 든 붓다처럼 삶의 굴레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한편 붓다와 여성의 인연은 여성 출가자인 비구니나 여성 재가 불자인 우바이로 한정되지 않는다. 그중에는 그와 승가(僧伽)를 끊임없이 괴롭혀 온 여인도 있었고, 외도의 사주를 받아 붓다를 음해한 여인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산 21명 여인들의 일화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 책의 저자 조민기는 불교계의 여러 매체에 붓다와 붓다 주변의 이야기를 꾸준히 연재하며, 톡톡 튀는 문장과 쉽고 재미있는 구성으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이 책서는 ‘붓다를 만난 여인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으로 경전과 관련 문헌 등의 내용을 집약해 각 인물의 스토리를 재구성, 현대적인 언어로 재탄생시킨다.

저자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텔링이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불교 경전을 비롯한 불교 관련 도서에 대해 선입견을 가져온 독자들도 마치 한 편의 소설 혹은 동화를 읽듯 좀 더 가볍게, 더욱 가깝게 경전 속의 여인들과 붓다를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단행본과 여러 매체의 삽화 작업을 활발히 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견동한 작가의 그림도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이다. 이야기의 결정적 장면을 포착해 정성스럽고 세심한 터치로 순간을 그려 낸 견동한 작가의 삽화는 독자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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