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건 33주년 맞은 삼보사 주지 지원 스님

80년대 초 인법당 포교로 시작
어린이·청소년 활동 매진해
불교 세대전승 효과 얻어

“33년이란 시간이 참 빠르게 흘렀습니다. 긴 시간동안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이게 다 삼보사와 인연을 맺은 어린이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역촌동 삼보사가 창건 33주년을 맞았다. 삼보사는 이를 자축하기 위해 925일 경내서 신도들과 소소하게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주지 지원 스님사진은 본지 인터뷰서 모든 것이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졌다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33년간 삼보사를 이끌어온 지원 스님은 1980년대 초 10·27법난과 종단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사회가 불교로부터 등을 돌리던 시기, 도심포교에 뛰어들었다. 당시 은평구는 서구식 주택단지가 대거 형성되면서 신개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기성세대 포교도 중요하지만 젊은이들 포교가 절실하다고 느낀 스님은 불광동(佛光洞)에 임시법당을 마련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도심지역 전법활동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때 눈에 띈 곳이 은평구였죠. 불광동은 또 부처님 광명이 비춘다는 이름처럼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린이·청소년포교가 불교의 미래라고 생각해 전단지를 돌리면서 아이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지원 스님이 법당을 처음 짓고 찾아온 사람은 20명 남짓이었다. 아이들은 전무했다. 이에 스님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할 수 있는 포교전략을 세웠다. 한강의 기적에 따라 물질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던 그때, 아이들을 위한 인성교육은 소위 대박이었다.

“2명이던 아이들이 4명으로, 10명으로 늘었죠. 아이들 인성이 좋아지니 부모도 찾게 되고, 더 많은 가족들이 법당을 찾았습니다.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명상법을 알려주고 함께 108배도 하면서 인내심을 길렀어요. 그러자 초등학생은 100, 중고등학생은 120명 정도 절을 찾았습니다.”

어린이·청소년포교로 성황을 이룬 삼보사는 인법당에서 전세방으로, 그리고 3년 만에 현 삼보사 터를 얻어 이전했다. 이제는 당시 절에 나왔던 아이들이 중장년이 돼 자녀들을 데리고 법회에 나온단다. 덕분에 유아법회도 봉행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곧 자모회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이렇듯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하지 않은 것은 2가지. 아이들에 대한 지원 스님의 끊임없는 관심과 초하루 기도·인등비다.

1명이라도 정성을 다해 포교하면 아이들은 감동을 느낍니다. 가슴에만 담아두고 부모에게 하지 않는 고민도 스님 앞에 털어놓기도 하고요. 기도비 등을 그 시절 금액으로 지금까지 이어오는 것도 이런 인연이 감사하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 젊었던 저는 이제 나이가 들었지만 포교만큼은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 105일 창건된 삼보사는 더 많은 이들과 33주년을 기념하고자 1022~23일 행사를 연다. 22일 오전 1030분에는 산신재 기도, 오후 5시에는 주제가 있는 국악공연을 펼친다. 23일에는 서울강북지역 동남아 4개국 외국인근로자들을 초청해 양주 도리산 단풍맞이 등반대회를 개최한다. (02)352-6406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