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이 종교계 최초로 이런 종사자들의 근무와 사업 참여 등을 협의하는 노사협의회 구성을 결정했다. 91일자로 총무원과 종무원조합이 각각 4명씩 직장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노사협의회는 사회법상 의무설치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단체라는 특성으로 그동안 구성되지 못했다.

그동안 교단 내 스님들 외의 재가근로자들에 대해 노동보다 봉사의 개념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에서 보면 고용주인 성직자와 생계가 달려있는 피고용주인 재가자는 출재가의 신분이 겹쳐 사회에서보다 더 불평등한 관계를 맺곤 했다. 혹여 노동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때면 봉사의식이 부족해서라는 등의 시선을 받곤 했다.

노동에 대한 인식변화와 보장은 불교 종무행정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것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통과된 사안은 사측에서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불교계로 보면 종권의 변화에도 고용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종책 집행의 일관성이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번 조계종 노사협의회 구성 결단은 종교계 전반에 노사문화 정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웃종교계는 불교계보다 노동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중요한 시점인 만큼 종교계를 아우르는 노사문화와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각 종교는 노동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는 교리를 담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곳곳의 노동문제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는 종교 내의 노동문제에도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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