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속 감소로 자정작용 축소
녹조가 창궐해도 폐수 탓만
정책 실명·책임제 필요하다

말이 많은 사업치고 그대로 지나치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4대강 사업으로 우리는 다시 확인하게 된다. 단군 이후 최대사업이라 하면서도 충분한 사전 검증 없이 최단기간 내에 착공한 결과로 인한 부작용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조 원이 넘는 최대 비용으로 과연 최대의 효과를 달성하였는지, 4대강 사업이 끝난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명백하게 확인되고 있다. 골재를 팔아 사업비를 충당하고, 엄청난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기대 이하였지만, 사업 전부터 걱정했던 여러 일들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4대강의 효과로는 4대강 중간 중간에 설치한 보로 인해 물을 가둬둠으로서 물의 양은 증가하였고, 강둑 따라 조성된 자전거 도로와 공원 등 친수공간으로서의 이용을 증가시켰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4대강사업으로 인한 부작용은 보다 광범위하고 크다. 4대강 전체를 직강화해 구조물화 함으로서 기존의 하천생태를 붕괴시켰으며, 강의 모래들이 사라지고, 초지화했고, 준설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다시 준설해야 하고, 하천수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농경지수로와 높이차가 발생하여 지하수위가 변화했다. 하천의 침식이 가중되어 하천수로 및 구조물이 위험해지고, 추가로 천문학적인 관리비용이 소요되며, 지속적인 관리부재로 인해 부실이 가중되는 등 악순환이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녹조가 창궐하여 맑고 푸른 하천이 녹차 죽 같은 짙푸른 하천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은 그 어떤 사과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아직도 4대강의 환상을 그대로 되 뇌이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정치인은 단지 정치인일 뿐이고, 전문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문가인양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에 낙동강의 보건설로 인한 녹조문제이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천만 명 이상의 식수원으로 이용하는 강들이 4대강 이후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염 탓이라고 날씨 탓을 하거나, 근거 없는 핑계만을 대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의 예측자료에 의하면, 낙동강에 8개 보가 건설되어 구간별 체류시간이 사업전의 18.35일에서 사업이후 163.94일로 8.9(실측자료로는 4.1)가 증가되는 등 급격한 하천환경의 변화가 단기간에 일어났다.

옛말에 고인 물은 썩는다고 결국 하천 내의 유속이 감소하면서 여름철 온도도 높아가고, 그에 따라 하천의 자정작용은 낮아지면서 녹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장들은 4대강 사업때문이 아니라, 폐수 탓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말하는 폐수는 이미 옛날부터 있었던 것이고, 오히려 4대강사업 이후 폐수처리가 강화되면서 감소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만일 폐수 탓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지자체장의 직무유기 사안이기도 하다. 지금에 와서도 왜 자꾸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전문가인양 사실을 왜곡하는지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 갑갑한 일이다.

그리하여 이제부터라도 애초부터 4대강은 해서는 안 될 사업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문제가 많은 일부 보를 철거하는 등 4대강의 청정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시작해야 한다.

잘못 끼운 단추는 풀어헤치고 다시 맞추어가야 하듯이 이제 4대강도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잘못된 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야 한다. 잘못을 고치는 것은 하루라도 빠른 것이 좋다. 그리고 다시는 4대강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전검증과 정책실명제와 책임제를 도입하여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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