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문화재청·포틀랜드博, 송광사 반환 협의

▲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 중인 송광사 오불도. 내년 상반기에 송광사로 돌아온다.
[현대불교=신성민 기자] 도난됐던 송광사의 오불도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종단과 문화재청의 공조 끝에 이뤄진 성과다.

소장자 마티엘리 반한 동의
12월 특별전·심포지엄 後
2017년 상반기 중 ‘환지본처’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문화재청(청장 나선화), 미국 포틀랜드박물관(관장 페리소)은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86) 씨가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한 ‘오불도’가 원소장처인 송광사로 돌아가는데 동의했다”고 9월 1일 밝혔다.

이는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지난해 3월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인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 진영’을 협력을 통해 환수한 이후, 두 번째 성공사례이다.

‘오불도’는 ‘오십삼불도’중의 하나로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근본경전으로 조성한 불화다. 이는 송광사를 비롯한 일부 사찰에만 전해져 희소성이 매우 높다.

이 같이 귀중한 성보인 ‘오불도’의 반환 합의는 마티엘리 부부의 불화 보존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포틀랜드박물관의 적극적인 중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불교문화재 도난백서〉 발간 등 조계종의 불교문화재 도난 방지에 대한 노력도 주요했다.

실제, 기탁자인 마티엘리 씨는 1970년 초에 서울 안국동 골동품점에서 목가구를 구경하던 중에 서랍장에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져 있는 ‘오불도’를 처음 발견했다. 2주 후, 그가 다시 그 골동품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목가구는 팔렸고, ‘오불도’만이 구석에 놓여 있었다. 마티엘리 씨는 이를 구입해 보존처리 전문가를 통해 수리했고, 1985년 ‘오불도’와 함께 미국으로 돌아와 보관하다가 2014년에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4년 7월에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현황을 조사하던 중 기탁된 ‘오불도’가 도난 불화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협의를 통해 포틀랜드박물관의 중개자로 나섰고,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한 마티엘리 부부는 원 소장처인 송광사로 돌아가는 것에 적극 동의했다.

이에 대해 조계종 측은 “발견 당시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기 때문에 마티엘리 부부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보존 노력이 아니었으면 ‘오불도’는 지금까지 남아있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오불도’ 환수가 한국과 미국 간 상호 이해와 문화교류의 모범사례로써 미국 시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포틀랜드박물관에서 특별전과 심포지엄을 개최한 후, 2017년 상반기 중에 한국으로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특별전은 오는 9월 3일 시작해 12월 4일까지 개최되며, 심포지엄은 12월 3일 열린다. 심포지엄에서는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가 ‘한국불교와 송광사’라는 주제로, 마야 스틸러 캔자스 대학 교수가 ‘오불도와 한국의 불교의식’이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

또한, 조계종과 송광사는 2017년 상반기에 개최 예정인 ‘오불도’ 봉안식에 마티엘리 부부와 포틀랜드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조계종은 “앞으로도 외국에 소재하는 도난 불교문화재를 적극 환수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며 “2017년 상반기까지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증보하고 영문판으로 발간해 미국, 프랑스 등 180여 개국과 국제형사경찰기구, 국제박물관협의회 등 국제기구에 배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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