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부띠스타(Club Buddistar)

인프라 부족 느낀 불교음악 저변
박성규 지휘자, 다큐 보며 실감
멤버별로 오랜 기간 인연 쌓아
20153클럽 부띠스타창립

2030 불자음악인 하나로 合心
우연한 기회에 불교 접한 청년들
불교음악 다양화 위해 뜻 모아
장르 구분 없이 크로스오버 접목

클럽 부띠스타

전통 찬불가와 대중 찬불가, 클래식과 현대음악의 조화를 통해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불교문화의 질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4인 남성 전문음악인모임이다. 이태리어로 불교신자를 의미하는 Buddista와 유명인을 뜻하는 ‘star’의 합성어다.

멤버 각각 성악·실용음악·아카펠라·퍼커션 등 다양한 분야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클래식과 합창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교음악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한다. 20153월 창단 이후 각종 산사음악회를 비롯해 합창제 등 다양한 무대서 경험을 쌓고 있다. 현재 ‘Club Buddistar’라는 비매용 가앨범을 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 정규 앨범 발매와 창단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 왼쪽부터 조혁준·김태근·권기덕·차헌호 씨.
#2000년대 후반, 약관(弱冠)을 갓 넘긴 젊은 두 남성이 속초 신흥사 산사음악회 무대에 섰다. 지인이 성악을 전공한 자신들에게 독창 기회를 준 것이다. 한창 산사음악회가 불교문화의 유행으로 번지던 시기, 불심(佛心)은 갖고 있었지만 절에 다니길 어려워했던 청년들은 이때부터 불교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위와 비슷한 시기에 아카펠라 그룹 활동을 하던 또 다른 두 청년. 대중가요와 아카펠라를 연습하며 음악적 소양을 키우던 때에 자신들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아저씨가 그룹에 가입했다. 청년들은 자신을 불교신자라고 밝힌 아저씨와 인연을 쌓아나갔다. 덕분에 불교와 가까워졌고, 불교음악도 알게 됐다.

불교음악 중흥나선 청년들

앞서 소개한 서로 다른 네 명의 청년들은 20153월 하나로 뭉쳤다. 그들과 인연을 맺은 지인이자 아저씨인 박성규 지휘자(50, 제니스불교문화원장)의 뜻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불교음악의 다양화와 저변확대였다. 박 지휘자와 청년들은 클럽 부띠스타(Club Buddistar)’를 창단하고, 본격적인 음악활동에 들어갔다. 부띠스타는 불교신자를 의미하는 이태리어 ‘Buddista’와 유명인을 뜻하는 ‘Star’를 합성한 것으로, 스타 불교신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부를 담았다.

2030·남성·크로스오버(Crossover). 불교와는 조금 멀게만 느껴지는 이 단어들은 클럽 부띠스타를 대표한다. 부띠스타는 제니스불교문화원 소속으로 여성합창단인 제니스합창단과 함께 법음을 전하고 있다. 현재 차헌호(31·보리, 카운터테너김태근(30·덕현, 퍼커션조혁준(27·선우, 바리톤권기덕(26·덕비, 테너) 씨 등 총 4명이 멤버로 활동 중이다. 이들의 특징은 모두 솔리스트로 활동하던 음악가라는 점이다. 게다가 그 분야도 겹치지 않을 만큼 각자의 특색이 강했다. 그런 이들이 현재는 하나의 단체로 불교음악 대중화를 위해 담금질하고 있다. 찬불가·클래식·대중가요·트로트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며 합창단에 편중된 불교음악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클럽 부띠스타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네 청년을 하나로 엮는 데는 박성규 지휘자의 원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는 오래 전 불교와 관련된 TV프로그램에 나온 배경음악을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2004년이죠. 월정사 단기출가를 주제로 한 MBC 다큐멘터리를 봤을 때입니다. 당시 다큐에 사용된 배경음악을 젊은이들에게 맡겼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영상과 음악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죠. 한편으로는 과연 불교계가 이런 배경음악을 만든다면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불교음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를 위해 박 지휘자는 클럽 부띠스타 창단 이전부터 각 멤버들과 7~8년간 인연을 이어오며 점차 꿈에 한 발짝씩 다가갔다. 그리고 개별적으로 창단 얘기를 꺼냈을 때 멤버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

성악을 전공한 막내 권 씨는 어린 나이에 산사음악회에 출연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느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아들 같은 청년이 노래하는 모습이 좋게 보인 것 같다불교도 좋고 음악도 좋아 부띠스타 멤버 참여 권유를 오히려 감사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국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서 퍼커션 실력자로 이름 난 김 씨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편은 아니었지만 어릴 때부터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다면서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인연에 따라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클럽 부띠스타 단체사진. 왼쪽 세 번째(뒷줄)가 박성규 지휘자다. 그 앞은 前 음악감독 이다슬 씨.

중창단 보다 클럽성격 짙어

클럽 부띠스타는 흔히 ‘4인 전문 남성중창단으로 불리지만 그 성격은 이름처럼 클럽(Club)’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멤버들이 합창으로 대변되는 클래식서 벗어나 장르를 한정짓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크로스오버를 즐기기 때문이다. 각각 성악과 대중가요, 퍼커션을 하던 멤버들이 뭉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지휘자는 부띠스타의 강점으로 개인역량과 앙상블을 꼽았다.

중창단 대신 클럽이란 표현을 쓰는 것은 그만큼 장르를 넘나들며 음악활동을 하기 때문입니다. 필요하다면 솔로부터 듀엣, 트리오 등 가변적으로 공연이 가능하고, 때에 따라 객원멤버를 넣어 곡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전통에 중점을 두면 국악단체와, ‘청춘에 중점을 두면 힙합그룹과 협연하는 등 얼마든지 변화무쌍한 시도가 이뤄집니다.”

박 지휘자는 이 같은 부띠스타의 특성을 살리면서 불교적 가치를 곡에 넣기 위해 대중불교음악 PBM(Popular Buddhism Music) 개척에 열중이다. 기독교 찬송가로 사용되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의 인기비결을 대중성으로 진단한 그는 불교적이면서도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 1순위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1년 반 남짓 불교계서 활동한 부띠스타는 다양한 무대경험을 쌓았다. 청주 관음사 산사음악회, 서울강남성모병원 제16회 루푸스의 날 음악회, 부산불교합창제 등에 참여해 실력을 뽐내며 수많은 청중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현재는 내년 정식앨범 발매와 창단연주회를 단기적 목표로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부띠스타는 이에 앞서 경험삼아 비매용 가앨범을 녹음해둔 상태다.

앨범에는 부처님의 향기’ ‘부처님오신날등 찬불가를 비롯해 팝송인 ‘My way’, 대중가요 행복을 주는 사람등 총 9곡이 수록돼 있다. 파트가 다른 4명의 목소리가 지루하지 않고 어울리는 게 독특하다. 성악을 전공한 조 씨와 권 씨의 묵직한 음성 위에 카운터테너 차 씨의 여성스러운 고음이 얹히고, 퍼커션 김 씨의 꾸밈없는 목소리가 퍽 조화롭다. 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플라시도 도밍고·존 덴버의 ‘Perhaps love’나 우리나라 이동원·박인수의 향수처럼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크로스오버곡들이어서 신선함도 담겨있다.

맏형인 차 씨는 부띠스타의 가장 큰 목표는 불교음악의 부흥이다. 하지만 우선은 우리를 대표할 수 있는 앨범을 제작하고, 열심히 활동하는 게 순서라며 이를 계기로 불교계에 젊은이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 씨는 많은 불자님들이 부띠스타를 알게 되고, 우리의 노래가 불교계에 퍼진다면 포교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항상 대중과 호흡하는 자세로 공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2015년 8월 열린 제니스합창단 10주년 기념음악회서 공연하는 부띠스타.

불교계 관심이 곧 動力

부띠스타 멤버들의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불교계 관심이 절실하다. 이는 박성규 지휘자를 비롯한 멤버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불교계 산사음악회는 대부분 유명가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불자들의 아쉬움을 사는 일이 많다. 산사음악회이기 때문에 불교적이어야 하건만 청중을 모으는 데만 집중해 생긴 결과다.

불교에서 일하기 때문에 불교에 도움 되는 일을 하려 합니다. 불교계에 흔치 않은 특성을 가진 부띠스타이기에 시장성이 높지만 불자들이 보듬어주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게 제한될 수밖에 없어요. 불심과 실력을 겸비한 음악가들이 알려질 때 불교음악 저변확대는 자연스레 따라올 겁니다.”

박 지휘자는 인터뷰 도중 불교계 관심을 거듭 당부했다. 한편으론 그만큼 불교계가 찾아주지 않기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멤버들 역시 일반적인 직업을 갖는 것보다 음악인으로서 살기 위해 음악활동에 매진하고 있어 많은 활동무대를 필요로 한다. 그나마 제니스합창단 후원회가 도움을 주곤 있지만 음반제작과 홍보 등을 감안하면 조직적인 후원 없이는 가시밭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부띠스타는 현재 신행활동과 동시에 그룹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편을 강구하고 있다. 매달 서울 양재동 제니스 스튜디오서 열리는 불자들을 위한 토크콘서트에 패널로 참가해 공연을 선보이는 한편, 사찰 정기법회 소규모 찬불가 음성공양도 알아보고 있다. 이처럼 어렵게 한걸음씩 내딛는 이들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뚜렷하기만 하다.

우리만 잘한다고 결코 좋은 게 아니에요. 불교음악이 더욱 다양해지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부띠스타 말고도 많은 팀이 생겨야 하기 때문이죠. 여성팀이나 아카펠라팀 같이 특색 있는 음악그룹들이 계속 태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불교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고, 젊은 불자들과 중장년층 모두를 위한 찬불가가 꾸준히 나오게 될 겁니다.”

젊은 불자이자 음악을 하는 이들에게 불교계는 분명 녹록지 않은 환경이다. 하지만 환경 탓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청춘이기에 고맙고 아름답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부띠스타가 불교음악의 새 지평을 여는 선구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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