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이 1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4년 뒤의 도쿄 대회를 기약하며 마무리되었다. 전 세계 206개국, 1903명이 출전해 자국의 명예를 위해 열전을 펼쳤던 이번 올림픽은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새로운 세상(New World)’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 지를 선수들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 첫 번째는 할 수 있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박상영 선수의 경우이다. 펜싱 종목 에페 결승에서 2라운드가 끝날 때 9-13으로 뒤져 패색이 짙었으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자기신뢰의 주문을 자기 자신에게 보냈다. 그리고 10-14에서 연속 5점을 획득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박상영 선수를 보면서 경전 속의 인물인 주리반특 생각이 났다. 다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둔한 기억력의 소유자였던 그는 먼지를 털고 때를 없애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빗자루로 마당을 쓸면서 반복한 뒤 결국 깨달음을 얻어 주위에 놀라움을 선사한 인물이다.

자기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고 정진하고 정진하면 그 노력은 반드시 좋은 결실로 돌아온다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 두 번째는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선수를 부축하는 놀라운 동료애를 보여준 선수들이다. 리듬체조 경기 중 부상을 당한 조지아 살로메 파자바가 예선 종료 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이 방송에 잡혔다. 이 장면이 가능 할 수 있었던 것은 동료 선수들이 그를 돕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 110미터 허들 예선에서 넘어진 선수를 일으켜 격려했던 같은 조의 헝가리 선수, 여자 800미터 예선에서 넘어진 동료를 부축해 들어온 선수, 더불어 휠체어까지 부축하며 진정한 동료애의 정신을 보여준 선수들의 모습은 큰 감동을 주었다.

경전에 보면 상불경보살이야기가 나온다. 상대방의 처지와 상관없이 상대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 마음으로 존중하고 찬탄한, 연민을 실천한 상징적 인물이다. 이렇듯 상대방의 고통과 아픔을 씻어주는 행동은 남의 아픔에 무관심한 세상의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한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올림픽 명장면 세 번째는 함께 기뻐하는 선수들의 모습이다. 양궁 준결승에서 패배한 기보배 선수가 승자인 장혜진 선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모습은 상대방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라는 수희(隨喜)’의 정신을 보여준 멋진 장면이었다.

[유마경]관중생품진정한 기뻐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다른 사람의 이익을 보고 진정으로 따라서 기뻐하는 마음 그것은 보살의 사무량심 중에서 기뻐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 마음가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회한을 가지지 마라. 후회하지 마라는 말씀이 이어서 나온다. 결국 이 순간 온전히 상대방의 기쁨과 함께 할 때 맑고 밝은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위한 올림픽의 장면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폐회식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서로 서로 팔짱을 끼고 돌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서로를 인정하고 수용하여 권리적으로 동일함을 나타내는 올림픽 상징 속의 연결된 다섯 개의 고리처럼, 언어, 인종 등의 차별적 요소를 뛰어 넘어 본래 연결된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너무 기뻤다. 서로 기쁨을 함께 나누며 메달의 유무와 색깔에 상관없이 얼싸 안고 환호하는 장면은 우리가 열어야 할 새로운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새로운 세상은 한 송이 꽃으로 서로를 자애로써 존중하고 연민으로 공감하며 함께 기뻐함으로 하나 되어 평등하게 사는 열린 세상일 것이다. 그런 세상을 몸소 보여준 이번 올림픽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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