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탈핵에너지교수모임 전 공동집행위원장

 진도부터 군산까지 390km 걸으며 핵 발전소 문제 알리는데 주력

“탈핵교실 열어 바른교육 펼칠 터”

 “핵발전소는 후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설입니다. 지금 우리가 편하게 살기위해 후손에게 부담을 줘선 안 됩니다. 불교계가 나서 핵발전소 증설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 이원영 위원장은 20일간 390km를 걸으며 핵발전소 증설반대 운동을 펼쳤다

8월 3일 군산 동국사에서 만난 이원영 탈핵 에너지교수모임 전 공동집행위원장(수원대 교수)의 어조는 강경했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전신이 땀에 흠뻑 젖은 그였지만 눈빛만큼은 또렸했다.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문구가 적힌 천은 옷과 달라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다.

 그는 현재 핵발전소의 증설반대와 안전한 핵폐기물의 처리를 주장하는 교수 ‧ 사회활동가들과 ‘탈핵생명국토순례’를 펼치고 있다. 국민들에게 핵발전소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서다. 7월 14일 진도 팽목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위령제를 올린 뒤 출발한 20일간의 전남북 서해안 도보순례는 이날 동국사서 회향했다.

 폭염속에 약 390km를 걸으며 진도 쌍계사, 해남 서동사, 목포 달성사, 함평 용천사, 영광 불갑사, 고창 선운사 도솔암, 백양사, 금산사등 수많은 사찰을 거쳤다.

 “서해안은 핵발전소가 6기나 있습니다. 특히 팽목항은 세월호의 아픔이 남아있는 곳이기 에 그 아픔과 핵발전소의 위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국토순례를 계획했습니다”

 그는 이미 지난해 3차례에 걸쳐 600km가 넘는 거리를 걸으며 핵발전소가 밀집돼 있는 영남지역의 사찰을 순례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 4월에도 남해안 사찰을 중심으로 200km를 했다. 조계사 신도인 이 교수는 핵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스님과 불자들에게 알리려 사찰순례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 25개 핵발전소가 공급하는 전기량이 전체 30%에 불과합니다. 요즘은 전력 예비률이 20% 정도인것을 감한할 때 핵발전소의 증설은 불필요합니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이후 핵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지 않더라도 전기를 각 시설마다 자체 생산해왔기 때문에 경제에 큰 타격이 없었습니다.”

 이같이 주장한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보다 안보상 더욱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일반 미사일이나 장거리포로도 핵발전소에 심각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을 강구하고 에너지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는 핵발전소에 대한 대안으로 태양광 발전을 추천했다. 태양광은 이산화탄소를 유발하지 않고 지구온난화에도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태양광 패널 가격의 하락세도 핵발전소를 대체하기 좋은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태양광 패널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미국은 최근 5년간 태양광발전소 공급이 16배 늘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8배가 증가했습니다. 더 이상 핵발전소를 증설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이 교수는 정부의 고준위 폐기물처리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폐기물 처리장은 임시 저장고 역할에 불과하다는것이 그의 주장이다.

“선진국의 경우 핵 발전소 안전에 대한 감시를 국회 ‧ 지방정부등이 관장합니다. 심지어 스웨덴은 사법부도 감시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만 행정부의 원자력 안전위원회에서 표결로 결정합니다. 따라서 국회에 원자력 감시기구를 설치해 교차 감시에 나서야 합니다.”

 한동안 핵발전소에 대한 위험성을 설파한 그는 앞으로 동네 탈핵교실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핵발전소문제를 인식하고 건전하고 안전한 에너지 사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조동제 전북지사장>

▲ 20일간 390km의 탈핵도보순례를 마친 이원영교수(좌) 가 8월 3일 동국사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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