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황홀경’ 휴휴암(休休庵)

더위에 지치고, 일상에 지친
어느 무더운 여름,
휴휴암 관세음보살님과
그 사이로 보이는 푸른 동해를
마주 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휴휴암이 얼마나 매혹적인
해수(海水)를 품고 있는 도량인지를 말입니다.
전국 상위 1%안에 족히 끼고도 남을
명품 풍광과 기도발의 영험으로
불자들은 물론 일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휴휴암은 이제 우리에게
큰 휴식을 선물해 줍니다.
휴휴암은 수행처로서 뿐만 아니라
바다가 가진 매혹적인 풍경도 두루 갖춘
8등신 사찰입니다.
그래서 여름 휴가철 휴휴암에는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번잡스런 일상서 탈출해 동해의 푸른 파도와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휴휴암을 굳이 작렬하는 태양속
무더위에 찾은 것은 홍진에 묻힌
온갖 번뇌를 털기 위함입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기 풀어놓는 것은
동해의 작은 암자 휴휴암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김주일 기자

 

 

쉬고 또 쉬고 싶은 절, 몸과 마음 모두 놓고 편안히 쉬는 절, 휴휴암에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순례객들의 휴식을 독려한다.

 바닷가에 누워계신 ‘관세음보살’
쉬고 또 쉬고 싶은 절. 몸과 마음 모두 놓고 편안히 쉬는 절. 인간은 물론 바다갈매기, 바위, 물고기도 쉬어가는 템플. 이름만 들어도 쉬고 싶은 절. 바로 휴휴암(休休庵)이다. 서울서 잘 닦여진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속초로 나와 7번 국도를 따라 양양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하조대 근처에 위치한 동해의 ‘황홀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경내 높은 곳서 내려다 본 휴휴암에 펼쳐진 풍경은 말 그대로 휴식을 독려한다. 암자와 맞닿은 너른 바위는 바다 물위 평상(平床)처럼 펼쳐져 있다. 너른 바위를 호위하는 듯한 주변 바위들의 각종 형상은 방문객의 탄성을 연발시킨다.

이 곳에는 다른 해안가 사찰과는 다른 특별한 무엇이 있다. 해수관세음보살상이다. ‘바다’로 상징되는 사바세계서 번뇌속에 헤매는 대중들을 구원하는 존재다. 경전에 의하면 관세음보살님은 보타낙가산 해안가 절벽에 항상 계신다. 그래서 우리나라 해안 사찰에는 거의 해수관음상이 세워져 있다. 그런데 휴휴암에는 이 관세음보살이 석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해안가 절벽에 편안히 누워 계신다. 사명(寺名)이 휴휴암인 것도 바로 관세음보살님이 바닷가에 편안히 쉬고 계신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기이한 형상 바위도량과 절묘하게 조화
휴휴암의 회주 홍법 스님이 이곳에 암자를 짓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지 4년째 되던 해, 무지개가 뜨는 해변에 누워 있는 관세음보살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넘실 거리는 파도 사이에 환하게 드러난 형상은 그대로 ‘관세음보살상’이었다. 멀리서 본 바위는 해수관음상의 모습과 너무 닮았고, 더군다나 그 앞에 있는 바위는 기이하게도 거북이 형상을 한 채로 관세음보살상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와(臥)불상 우측에는 관세음보살상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의 거북바위와 선명한 발가락 모습의 발 모양 바위, 그리고 손가락을 가만히 말아 쥔 모습의 주먹바위 등이 어우러져 머릿속에서 해수관음도량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휴휴암에서는 그 바위를 동해에 나투신 관세음보살님이라 여긴다. 관음성지가 된 연유다.

먼저 휴휴암에 들어서면 암자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는 절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묘적전과 다라니굴법당, 비룡관음전, 요사채, 종무소 등 제법 당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력이 20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천년고찰처럼 고즈넉하지는 않다. 하지만 눈을 오른쪽으로 돌려 해안가 쪽을 바라보면 창건주가 왜 이곳에 휴휴암을 세웠는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 풍광이 아름다운 것은 물론 도량의 분위기가 기이한 형상의 바위와 어울려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묘적전 옆에 위치한 다라니굴법당.
고려불화 형태로 조성한 다라니굴 법당
휴휴암 교무 무착 스님의 안내로 처음 들어 간 곳은 묘적전이다. 휴휴암에서 제일 나이가 많다. 법당안에 들어가니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이 반긴다. 화려한 금빛색이 눈에 확 들어온다. 창건주의 창건 설화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묘적전 옆에는 다라니굴법당이 있다. 신묘장구대다라니에 나오는 부처님들과 보살님들, 천왕님들을 고려불화로 그려 모셔 완공했다. 휴휴암서 빼놓지 말고 친견해야 할 불상이 있다. 바닷가 절벽에 위치한 비룡관음전을 가야 만날 수 있다. 푸른 용 위에 현현하신 금박의 관세음보살상이다. 1962년 6월 19일 중국과 대만 동북부 해협서 미국 공군 조종기에 공중 촬영된 관세음보살 성상을 그대로 재현해 제작해 모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영험한 불상의 조성 경위를 알아서 인지 기도객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머문다.
휴휴암에는 재미있는 석조물이 있다. 바로 멧돼지 석상이다. 휴휴암 묘적전 법당에 모실 천수천안상을 조성할 때 시주자가 운영하는 강릉 관광호텔서 마주한 산돼지에 얽힌 경험을 토대로 창건주가 관세음보살이 멧돼지로 화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미로 조성했다고 한다.

비룡관음전 안에 모셔진 비룡관음상.
웅장한 ‘대형 황금 범종’… 일반에 개방
발길을 돌려 사찰 우측 언덕 야외에 조성된 ‘지혜관음전’으로 향했다. 3천3백3십관으로 제작된 금빛 대형 범종이 눈에 띤다. 일명 ‘관음 범종’이다. 크고 웅장하며 전체 순금을 입힌 황금종이다. 업장 소멸을 위해 누구나 세 번씩 치고 갈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그리고 휴휴암 동쪽 끝자락에는 ‘지혜관세음보살님’이 사바세계의 중생을 온화한 미소를 띠며 굽어보고 계신다. 자애로운 형상에 바라만 봐도 걱정 근심이 눈녹듯 사라진다.

경내서 내려다보이는 곳에 5분 정도만 내려가면 바닷가에 일명 ‘연화대’라고 불리는 널찍한 바위 마당이 있다. 족히 100평은 돼 보인다. 너럭바위에 서 있으면, 그대로 바다 위에 떠있는 느낌이다. 바다와 내가 둘이 아님이 느껴진다. 내 안의 미움 분노 질투 탐욕 증오 등 백팔번뇌가 바람에 그대로 씻겨내려 가는 듯하다.
연화대 중앙에는 부처상이 하나 있는데, 그 왼편에는 일명 ‘발바닥 바위’라 이름 붙여진 바위가 하나 있다. 흡사 거인의 발바닥인양 거대하다. 수년 세월동안 파도와 비바람을 무던히 견뎌낸 바위답게 장중하다.
이외에도 휴휴암에는 여의주바위, 태아바위, 얼굴바위 등 갖가지 이름 붙여진 바위들이 많다. 휴휴암이 가족 휴양지로도 안성마춤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연화대서 걸어나오면 오른쪽에 작은 미니 해수욕장이 있다. 가족용 해수욕장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군사보호지역이라 해가 지는 오후 7시경이면 출입을 금지 시키니 주의해야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즐겨 그동안 눈이 호사스러웠다면 비룡관음전 건물 아래층에 생긴 카페서 차를 한잔 음미해 보자. 차향과 바다 내음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기분을 한껏 돋워준다.

휴식형 에코 템플스테이 ‘마이 데디’ 오픈
한가지 더 소개한다. 올 여름 휴휴암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휴휴암서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모텔을 개조해 만든 ‘마이대디’란 숙소가 새로 오픈했다. 휴휴암이 운영하는 휴식형 에코 템플스테이 숙소다. 그리스 풍으로 운치있게 리모델링 했다. 숙소 겸 힐링 템플스테이 장소로 적합하다. 이용을 원하면 휴휴암에 문의하면 된다.(033)671-0093

휴휴암 전경. 중앙에 묘적전이 보인다.

휴휴암이 운영하는 에코 템플스테이 숙소 마이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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