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기도의 힘

틱낫한 지음|이현주 옮김|불광 펴냄|1만 3천원
[현대불교=김주일 기자] 저자는 이 책에서 평소 기도와 관련해 가장 자주 들어온 질문 다섯 가지와 그에 대한 답을 진솔히 들려준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품곤 하는 기도에 대한 선입견이 깨지고 참된 기도란 무엇이며 기도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가 선명히 다가온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기고 난 후에는 기도와 하나 되는 삶을 살고 싶은 떨림이 느껴진다. 그럼 그 다섯 가지 질문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하나, 기도는 정말 이뤄지나요?
-우리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하면, 기도는 이뤄질 때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는 그런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의 차원에서 보면, 진실한 기도는 어떤 식으로든 이뤄집니다.

둘, 기도를 가능케 하는 건 무엇인가요?
-믿음, 자비, 사랑의 에너지가 없는 기도는 전류가 흐르지 않는 전화선을 통해 전화를 거는 것과 같습니다.

셋, 기도가 이뤄 내는 건 무엇인가요?
-기도는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깨달음, 새로운 신앙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에 새로운 무대를 열어 줍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므로 기도를 통해 마련된 새로운 무대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넷, 믿음이 약하면 기도에 효험이 없을까요?
-기도가 만들어 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해서 그렇지, 믿음이 약하더라도 기도는 분명 효험이 있습니다. 기도에는 무언가를 향한 ‘사랑’이 들어 있기 마련입니다. 타인을 향한 사랑이든 세상을 향한 사랑이든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이든, 사랑은 무언가를 바꿔 놓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기도하는 자기 안에서는 분명 변화가 일어나지요. 물론 믿음이 강하면 변화는 더 클 것입니다.

다섯, 누구에게 기도해야 하나요?
-불교에서는 그 무엇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부처님이든 하느님이든 조상님이든 해든 달이든, 모든 것은 기도하는 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불교 안에서 기도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 바깥에 있는 누구에게 아울러 기도하는 것입니다. 둘 사이에는 다름이 없습니다.

틱낫한 스님은 기도를 떠받치는 세 기둥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마음챙김(지금 이 순간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깨어 있는 의식으로 온전히 알아차리기), 집중, 깨달음이다.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은 우리의 상식과는 조금 다르다. 수행을 통해 이르게 되는 신비하고 고매한 경지를 일컫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물은 서로 이어져 있으므로 나와 하느님, 나와 부처님은 서로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따라서 나는 물론이고 소나무, 달, 별에게도 그분들이 지닌 사랑과 마음챙김과 지혜가 있다는 것,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이다. 그렇다면 마음챙김, 집중, 깨달음이 함께하는 기도란 무엇일까?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구체적인 현실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몸짓 하나하나에 마음챙김과 집중과 깨달음이 함께하는 것이 참된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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