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떠나는 사찰 여행 3選

동해안을 달리는 바다열차 모습. 사진제공=코레일
휴~여름이다. 몸과 마음이 지친 당신에게는 산사의 청량함이 약이다. 하지만 산사로 떠나기 전 교통체증으로 당신은 이미 탈진 상태. 올 여름 휴가에 기차여행은 어떨까? 기차여행은 낭만이 있어 좋다. 뿐만 아니라 저비용 고효율 여행 방법으로 그야말로 몸과 마음이 편안한 알뜰 여정을 꾸릴 수가 있어 인기다. 교통체증이 심각한 휴가철 자동차 핸들을 놓고 기차에 오르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산사의 풍광과 동반자들과의 오순도순한 대화까지 즐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다. 이제 기차타고 사찰로 떠나자. 노덕현 기자

       TRAVEL=TRAIN+TEMPLE     

 

시원한 바닷바람에 번뇌가 씻긴다
 푸른 바다열차 타고 ‘동해 삼화사’로

바다열차는 동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좌석배치가 되어 있다. 사진제공=코레일
여름 휴가철에 이용하면 가장 좋은 열차는 ‘바다열차’다. 코레일에서 이번 여름 휴가철 기차여행으로 적극 추천한 ‘바다열차’의 매력은 아름다운 동해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운행하기 시작한 바다열차에서는 바다 경관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이동노선이 정동진역부터 목포역, 추암역, 삼척역으로 이뤄진 덕분에 동해 경관의 끝을 볼 수 있다. 바다열차는 특실 2칸, 일반실 1칸, 가족실 1칸으로 총 4량의 열차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1량, 2량 열차는 특실로 창 측을 바라보는 커플좌석이 준비돼있다. 3량은 가족석으로 구성된 테이블좌석, 일반 전철 좌석, 카페테리아가 있으며 4량은 단체석으로 3인용 의자와 2인용 의자로 넓게 구성되어 있다.

바다열차는 넓은 창 너머 보이는 바다의 시원한 풍경은 물론 불가사리, 조개 등 바다 생물들과 상어 트릭아트 등 열차 내부를 바닷 속처럼 꾸며 놓아 볼거리가 풍성하다. 또한 모션게임과 함께하는 음악방송이 나와 객실 내 설치되어 있는 모니터를 통해 즐길 수 있어 지루하지 않은 여정을 만들어 준다.

바다열차는 매일 4회 운영하고 있으며 예약 방법은 코레일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열차 이용 가격은 13,000원부터 판매되며 어린이,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 지역주민일 경우 할인가격이 적용된다.

바다열차가 지나는 지역은 ‘관광명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해가 뜨는 마을 정동진은 바다와 역사가 가장 가까워 기네스북에 오른 ‘정동진역’이 바다열차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이다. 또한 묵호등대와 논골담길이 아름다운 모고역, 애국가 첫 소절 배경인 촛대바위와 형제바위가 자리한 추암역,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삼척해변역과 삼척역까지 각 정착지마다 명소가 마련돼 있다.

이를 활용한 관광상품도 다양하다. 많은 여행사에서 서울을 출발해 강릉역에서 추암촛대바위, 무릉계곡, 삼화사, 천곡천연동굴 등을 둘러보는 당일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삼화사는 인근 천은사, 영은사, 지상사 등과 더불어 영동 남부지역의 중심 사찰로 선종의 종풍을 가진 깊은 역사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가볼만 하다.

삼화사는 본래 동쪽 약 1.3km의 반릉 부근에 있었던 것을 무릉계곡 내에 있는 현재의 위치로 이건하였다. 그리고 전설이 깃들어 있는 명승지인 두타산성(頭陀山城)ㆍ오십정(五十井)ㆍ용추폭포ㆍ학소대(鶴沼臺) 등이 유명하다.

기차여행과 함께 무릉계곡의 시원함과 넓은 바위, 그리고 삼화사에서의 고요한 사찰 산책은 머릿속까지 맑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구불구불 절경을 감상해보자
 OㆍV트레인 타고 ‘봉화 청량사’로

백두대간협곡열차는 협곡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카쉐어링을 통해 인근 사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사진제공=코레일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열차가 있다면 중부산간 지역을 관통하는 열차도 있다. 바로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가 그것이다.

중부내륙순환열차는 우리나라 허리에 해당하는 백두대간을 달리며 아름다운 자연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한다. 빨리 달리는 기차와 달리 느릿느릿 움직이기 때문에 자연의 풍광을 느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O트레인만의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영주역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거꾸로 달려 색다른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제천에서 태백, 영주를 순환하는 O트레인도 그렇지만, 특히 강원 태백의 철암역에서 경북 봉화의 분천역까지 백두대간 협곡을 운행하는 V트레인의 인기는 매우 높다.

열차여행은 이동 비용이 저렴한 데다 운전부담을 덜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는 이점이 훨씬 많지만, 이른바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이 약점이다. 이동의 편의는 알지만 열차여행을 망설이게 되는 건 이 때문이다.
그러나 OㆍV트레인을 이용한다면 다르다. 코레일이 협곡열차 출ㆍ도착 역인 철암역과 분천역에서 카셰어링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셰어링서비스란 차량을 대여해 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철암역과 분천역에는 카셰어링서비스를 위해 차가 배치돼 있다. 요금은 10분당 1000원 가량이다.

분천역에서 봉화 청량사는 차로 1시간 가량 걸린다. 이 1시간 드라이빙 코스가 기가 막히다. 낙동강 상류 협곡을 끼고 계곡을 지나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세상의 시름이 모두 잊혀진다.

봉암 청량사는 기암절벽이 유명하다. 서울에서 봉화 청량사 가는 길은 분천역에서 청량사까지지 가는 낙동강 협곡길과는 다른 길이다.

청량산 도립공원 내에 자리한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원효대사가 세운 절로 법당은 지방유형문화재 47호인 청량사 유리보전이 보존되어 있다.

이 청량사는 풍수지리학상 길지 중의 길지로 꼽히는데 육육봉(12 봉우리)이 연꽃잎처럼 청량사를 둘러싸고 있고 청량사는 연꽃의 수술자리이다. 뒤로는 거대한 금탑봉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아래로는 아득한 낭떠러지이다. 바위가 마치 9층으로 이뤄진 금탑모양을 하고 있고 층마다 소나무들이 테를 두른듯 암벽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여름이면 청량사 절벽 아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아보는 것은 어떨까.

백두대간협곡열차는 협곡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카쉐어링을 통해 인근 사찰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사진제공=코레일

 

세계 최초 온돌마루에 족욕시설까지 명품여행
 서해금빛열차 타고 ‘군산 동국사’로

서해금빛열차는 족욕기와 마루로 된 좌석이 있어 편히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사진제공=코레일
서해금빛열차는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장항선을 따라 아산, 예산, 홍성, 보령, 서천, 군산, 익산 등 서해 7개 지역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아 떠나는 관광전용열차다. 서해금빛열차는 특히 복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온돌마루실과 습식·건식의 족욕카페 등을 갖추고 있어 시승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온돌마루실은 가로 180cm, 세로 2m정도 크기로 황토와 대리석을 깐 객실로, 각 방별 전통 창호 느낌의 칸막이가 설치돼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또 등받이 의자와 식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탁자, 그리고 편백나무 목침이 준비돼 있어 안락한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 여독이 쌓였다면 누워서 잠시 눈을 붙여도 좋겠다. 서해금빛열차는 용산역을 오전 8시 27분 출발해 익산까지 1일 1회 왕복하며(3월까지는 목∼일요일 운행), 다음달 5일부터 정식 영업 운행한다. 승차권만 구입해 자유여행을 할 경우 이용 가격은 용산∼익산 기준으로 편도 2만7400원이다. 온돌마루실은 한 실에 3인에서 6인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객실당 운임 외에 4만원의 요금을 더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족욕카페 이용 요금은 습식(30분) 5000원, 건식(20분) 4000원. 차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을 감상하며 족욕을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서해금빛열차를 타고 주변 관광지를 함께 여행하는 패키지 당일 여행 상품은 ▲금쪽같은 예산의 하루 ▲홍성으로 떠나는 힐링 기차여행 ▲보령이야기 ▲서천 Eco Tour Train ▲해뜨는 서산, 프란치스코 교황방문지 해미읍성 & 개심사 당일여행 코스 등이 있다.

특히 근대문화의 보고인 군산을 둘러보는 일정을 추천한다. 근대문화의 보고 군산은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다. 일제 미곡 수탈의 상징적 도시기 때문이다.

군산 동국사는 서해금빛열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사찰이다. 일제 치하의 아픈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군산시는 최근 월명동 일대를 근대역사문화거리로 조성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중 동국사는 국가등록문화재 제 64호로, 경술국치 1년 전 일본 조동종 승려 우치다가 일조통에 ‘금강선사’라는 이름의 포교소를 개창, 1913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를 신축했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정부로 이관됐다가 1955년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개명했다고 한다.

동국사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정방형 단층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소박한 느낌을 준다. 단청이 없고 용마루가 일직선이라는 점도 전통한옥과는 다른 부분이다. 또 특이한 부분은 복도를 통해 법당과 요사가 연결돼 있다.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써 식민지배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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