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진성 스님

지역사암연합회 결성 추진

사회현안 관심 두고 소통

사라진 지역연등제 되살리고

다문화가정 포교에도 앞장

 

“내소사가 부안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이 미진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앞으로 부안의 경제문화협력을 주도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정신문화 창달에도 중심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내소사가 지역사회 공헌을 화두로 삼고,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7월 21일 내소사서 만난 진성 스님〈사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사찰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내소사는 오래전부터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고충을 함께하며 발전해왔다. 내소사 주도로 주민들과 실시해온 석포리 당산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내소사 선지식인 해안선사와 혜산 스님은 인근 초등학생들을 위해 수학여행을 후원하기도 했다.

“부안에서 내소사가 차지하는 역할비중은 상당히 큽니다.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것을 지역주민과 나누고, 서로 화합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내소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지역사회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니까요.”

내소사는 지역주민들과 주기적인 대화를 하기 위해 마을이장단과 권역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소통창구를 마련했다. 부안은 수년 전 방폐장(원전수거물관리시설) 유치문제로 지역주민들이 갈라져 한동안 갈등을 겪었다. 이런 아픔을 교훈삼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내소사가 중재역할을 톡톡히 하겠다는 것이다.

진성 스님은 이 일환으로 부안사암연합회 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스님들이 상의하며 사찰과 지역사회 가교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사암연합회는 예비 모임을 거쳐 조만간 결성될 예정이다. 부안사암연합회를 통해 1990년대 중반까지 봉행됐던 부안지역 연등제도 다시 살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과거 지역문제로 대두됐던 방폐장 논란은 주민들의 화합을 깨트리는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옛 이야기처럼 가볍게 말할 수도 있지만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소사가 앞장서 부안사암연합회를 만들고, 지역사회와 소통하고자 합니다.”

내소사는 젊은이들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어촌 지역 특성상 젊은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청년불교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에는 지역 장학재단에 장학금 500만원을 전달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기탁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관광객들이 내소사 당산나무에 던진 동전과 사부대중의 모연을 통해 연말에 어려운 이웃을 돕는 복지사업에도 나선다. 아울러 최근 시작한 의상봉 공군부대 법당 지원도 꾸준히 할 계획이다. 또 부안경찰서와 부안해경을 위해 정기법회를 열고, 경승실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관련기관과 접촉 중이다. 이처럼 내소사는 지역사회 현안에 관심 갖고 참여하면서 원만한 사회분위기 조성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요즘은 점차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포교정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결혼이주민이 많은데 이들을 위한 포교가 전무한 형편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지역에 있는 다문화가정 현황을 파악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포교에 나서겠습니다. 그리고 내소사가 지역사회를 이끄는 리더 역할에 충실히 임할 것입니다.”

한편 내소사는 현재 종단과 24교구의 1년간에 걸친 실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진성 스님은 주지가 아닌 사찰관리인으로 부임해 있지만 “누가 주지가 되더라도 내소사가 지역사회에서 불교를 대표한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동제 전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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