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면서 다시 간월은 섬이 된다. 종일 많은 이가 들고 들어온 원()이 절 마당에, 대웅전에, 산신당에 가득가득하다. 언제나 닿을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안고, 품고, 이고 오는 원의 크기는 많고 무겁다.

하얀 달이 하늘과 바다에 뜨면 오롯한 섬이 되어 중생들이 두고 간 마음을 푸른 바다에 섞는다. 그래서 바다는 더 파랗게 변하고 가벼워진 절집은 내일 아침 길을 열어 무거운 짐을 지고 오는 이들을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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