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보다 여성대상 범죄율 높아
가부장적 사회 인식이 문제 요인

최근 우리 사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일련의 강력 범죄로 다 수의 여성이 생명을 잃게 되거나 성폭행을 당하여 전국의 여성들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나라 전체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강남역 노래방 화장실 여성 살인사건, 수락산 등산로 여성 등산객 살인사건, 그리고 섬마을 여교사 집단 성폭행이 바로 그런 사건들이다. 국민, 특히 여성들의 아우성에 정부에서는 나름의 대책들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근본대책이라기보다는 사후약방문격의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의 소리가 적지 않다.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나 CCTV를 설치하겠다는 게 그 대표적이다. CCTV는 하나의 보완책이자 보조장치이지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은 범죄해결의 근본대책은 될 수 없으며,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또한 처벌하지 않거나 미약한 처벌보다야 낫겠지만 이 또한 범죄자 개인에게만 책임이 있고 그래서 범죄자 개인만 비난하겠다는 너무나 쉬운 선택이다. 이런 대책들이 문제가 되고 우리가 원하는 답이 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처음부터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기보다는 사후에 대응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범죄는 예방이 최선이다. 이유는 범죄가 발생하면 피해가 따르고 그 피해는 살인이나 성폭력처럼 때로는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회복에 시간, 경비, 노력이 많이 들고 회복되더라도 피해 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범죄는 더욱 그렇다. 모든 정책의 우선은 예방에 집중되어야 한다. 흔히 범죄학에서는 범죄발생의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게 있다. 당연히 그 조건들이 모두 갖춰져야 범죄가 발생할 수 있지 그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범죄는 일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범행의 동기를 가진 잠재적 범죄자, 매력적인 표적, 그리고 그 표적이 제대로 보호되거나 감시되지 않을 때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범행동기를 가진 잠재적 범죄자도 늘어나는데 반해 자신을 제대로 보호하거나 방어할 능력이 부족한 여성을 우리 국가나 사회조차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어 여성들이 매력적인 표적이 되고 있는 처지라는 것이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주요 강력범죄의 피해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이며, 이 수치는 불행하게도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심지어 여성인권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알려진 인도, 남아공, 사우디 등에 비해서도 거의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 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처지나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한 사회적 분노와 증오라는 범행동기를 방어력이 약하고 보호되지 못하는 취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체로 여기서 말하는 취약성은 여성의 신체적 취약성이다. 이 보다 여성을 범죄에 더 취약하게 하는 것은 아마도 사회적 취약성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여성들이 다른 사회의 여성에 비해 특히 더 취약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한국 여성이 강력범죄의 피해를 더 많이 겪게 되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가부장적 문화와 그로 인한 잘못된 성의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에서도 우리와 같은 가부장적 사회일수록 여성에 대한 폭력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려는 남성의 심리가 더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그렇다면 해답은 있다. 문제가 지나친 가부장적 문화와 그로 인한 잘못된 성의식에 있다면 해결 또한 여기서 찾으면 된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증오와 분노가 존재하지 않는 사회로 만드는 것이다. 사회의 의식과 문화는 교육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제대로 된 가정문화와 제대로 된 성의식과 성역할에 대한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교육되어야 한다. 부모교육과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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