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지족명상

인간관계서 화() 많은 사람
사람지족명상으로 감사 느껴야
부모에 대한 긍정먼저 키워
친구직장동료로 넓혀나갈 것

화가 나는 순간 우리는 대부분 남 탓을 하기 쉽다. 그러나 좀만 깊이 생각해보면 자신의 분노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 숨어있는 화의 불씨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일을 당하고, 똑같은 말을 들어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서 화가 많은 사람은 사람지족명상을 하면 아주 좋다. 가족, 직장동료, 일가친척, 친구 등 매번 만나고 사는 주변 사람들에 대해 항상 만족하고 감사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훈련이다.

사람의 감정은 퍽 단순하다.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당연히 기분이 좋고, 기분이 좋으니 당연히 행복해진다. 하지만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만나면 주는 것 없이 싫고, 기분이 좋지 않고, 기분이 좋지 않으니 당연히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런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람은 그만큼 불행한 삶을 사는 거다.

인생은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 만나고 살 순 없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도 있듯, 오히려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일수록 더 자주 마주치고 산다. 그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고 마음이 불편해진다고 생각해보라. 지옥 중에서도 상지옥이다.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느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하는 건 그 때문이다.

스승인 용타 스님은 인간이 저지르고 사는 최고의 어리석음은 사람이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그렇다. 인간의 역사는 무더기의 사람들이 무더기로 만나서 무더기로 죽이는 피의 역사인지도 모른다. 그것도 부족해 사람들은 아직도 사람을 무더기로 더 죽일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답은 하나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긍정감이 없기 때문이다. 더 기막힌 것은 내 몸뚱이를 낳아준 어머니 아버지마저 원수로 여기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마음치유학교를 하다보면 심지어는 대화 도중에 자기 어머니 아버지를 죽일X’이라며 욕하고 화내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어머니는 좀 낫다. 아버지를 미운X’ 취급하는 경우는 더욱 많다.

그런 사람들한테 사람지족명상은 매우 좋다. 특히 부모에 대한 (설혹 부모가 돌아가셨거나 친부모가 아닐지라도) 감사와 지족명상은 정말 중요하다. 부모부터 완전한 긍정감과 만족감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 완전한 긍정감과 감사함이 가져질 순 없다.

부모에 대한 지족명상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내 생명의 뿌리가 되어준 부모에 대한 한정 없는 긍정감과 감사함이야말로 내 인격과 인품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찬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해주는 말이 있다.

당신 아버지가 당신을 그렇게 괴롭혔던 것은 당신 아버지도 어쩔 수 없어서 그랬을 겁니다. 어쩌면 그게 당신 아버지의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당신 아버지의 한계를 당신이 이해해주지 않으면 누가 이해해주겠습니까? 아버지를 받아들이십시오. 아버지와 어머니야말로 당신 생명의 뿌리 아닙니까.”

그러면서 덧붙인다.

당신 어머니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태어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러니 당신 어머니 아버지를 정말로 미워하고 싶다면 아예 당신 존재부터 없애버리십시오. 당신 어머니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당신 존재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 정도만 명상을 해도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90퍼센트 이상 사라진다. 거기에 더해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에게 그렇게 하시는 데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과거가 있을 거다. 또한 나에게도 1차적인 책임이 있을 거야라며 양파껍질 벗기듯 명상하다 보면 부모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완전히 사라지고, 오히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를 길러주신 어머니와 아버지가 어머니가 감사하고 고맙게 느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단 10분씩이라도 꾸준히 사람지족명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님에 대한 지족명상의 공덕은 거기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지족명상의 범위를 가족은 물론 직장 동료 · 친구 · 친척 · 이웃 등으로 점점 넓혀가다 보면 인간관계는 물론 사는 것 자체가 기쁨과 행복으로 넘쳐난다. 삶의 활력도 자연히 생겨나 일상생활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인간관계도 좋아져 훌륭한 인품자가 될 수 있다.

사람처럼 신비한 존재는 없다. 우주하고도 바꿀 수 없는 이 있고, 혼을 담는 이 있고, 그 혼과 몸이 경험하고 사는 값진 경험이 있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참으로 고귀한 존재다. ‘구름이나 소나기가 없이는 결코 무지개가 서지 않는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지금 우리가 혼과 몸으로 경험하고 있는 구름과 소나기는 먼 훗날 반드시 우리 앞에 걸릴 무지개가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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