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재 및 제1회 인류무형문화유산 축제 여는 선암 스님

6월 6~7일 태고종 신촌 봉원사서 이틀간 열려
첫째날, 오전 10시부터 9시간 동안 영산재 진수 선사
둘째날, 저녁 6시부터 범패, 판소리, 국악 등 무대에
“불교 행사 넘어 전통 무형문화유산 축제로 거듭날터”

“영산재는 생사를 떠나 부처님 참 진리를 깨달아 번뇌서 벗어나는 이고득락의 경지에 이르는 의식인데 옛날에는 ‘3일영산재’라 해서 3일 동안 영산재를 했습니다. 첫째 날 밤에 시작해 다음날 하루 종일, 그리고 마지막 3일 아침에 끝나는 형식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시간 관계상 원형을 많이 잃었습니다. 내년부터 3일 영산재를 시행하면서 점점 원형을 복구하는 과정을 밟을 것입니다. 사용되는 집기들도 함께 복원하겠습니다. 이번 영산재에서는 축제 분위기를 조성코자 연등도 달았습니다. 아무튼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점점 잊혀져 가는 영산재의 원형 복원에 힘쓰겠습니다.”

6월 6~7일 서울 신촌 봉원사서 ‘남북통일 기원및 호국영령을 위한 영산재’를 펼치는 한국불교영산재보존회 회장 선암 스님(봉원사 주지·사진)은 행사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이번 행사는 남북 평화통일을 기원하고 중생구제의 큰 뜻을 널리 전하는 행사다. 지난해까지는 현충일 당일만 열었는데 올해는 하루 더 연장했다. 이유가 있다. 올해 처음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 축제’를 기획했다. “솔직히 요즘 사람들은 영산재만 하면 찾아 오질 않아요. 그래서 시각을 바꿔보고자 이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국악, 가곡, 영산재 등만으로는 너무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살풀이춤 전문가인 이애주 서울대 교수에게 도움을 청했죠. 우리나라 3대 음악인 범패소리, 판소리, 가곡 등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첫째날 영산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6시 30분 정도에 끝날 계획이고, 인류무형문화재 축제는 저녁 6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첫날인 6일에는 영산재의 진수를, 이튿날인 7일에는 ‘인류무형문화유산축제’가 이어진다. 이 축제에는 남상일 명창을 비롯해 대금산조 이수자 권용미, 판소리 고법이수자 김웅식, 퓨전국악팀, 장구춤 김승애,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인간문화재 김구해 스님과 전수교육조교 일운스님, 기봉·동희·경암 스님, 이수자·전수생들이 총출동한다.

“무형문화재가 점점 쇠퇴하고, 관련 행사들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형문화재 부흥을 위해,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봉원사 영산재보존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무형문화유산은 130여개 정도 있지요. 그중 공연예술 분야가 가장 많습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3대 성악이라는 범패, 판소리, 가곡이 대표적이지요. 영산재가 음악과 어떻게 어울릴지 고민한 끝에, 이번주 무대를 범패, 가곡, 판소리 공연으로 꾸몄습니다. 이 외에도 여기에 어울리는 퓨전국악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영산재를 문화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불교행사로만 보는 시각이 많아 이를 탈피하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중입니다. 앞으로도 일반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많이 마련할 것입니다.”

영산재 원형 복원에 대해 선암 스님은 말을 이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도 하루에 공연하는 영산재가 등록됐습니다. 제가 배운 4~50년 전 은사 스님 말씀을 빌리자면 짓소리에도 72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현재 구해 스님이 보유한 짓소리 가 14가지 정도 되니까 그동안 많이 소실된 셈이죠. 쉽지는 않겠지만 복원이 절실합니다.”

한편 영산재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중생이 모인 가운데 법화경을 설파하는 영산회상(靈山會上)을 재현한 불교의식이다. 불교 음악인 범패에 바라춤·나비춤·법고춤 등 무용적 요소와 괘불, 감로탱화 등 미술적 요소가 어우러진 종합예술 성격을 지닌다. 1973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됐고, 200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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