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촬영 관객 눈에 거슬려
예절 준수, 불교음악 발전 주춧돌

417KBS홀서 열린 니르바나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봉축음악회 공연장서 벌어진 일련의 풍경들은 공연장 예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무조건 그것이 점잖은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사람의 예의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일방적인 전통과 편협한 형식에만 매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비싼 돈 주고 산 티켓이니 이 좌석은 내 것이라는 이기심이 아니더라도 편안한 차림으로 즐겁게 내 방식대로 공연을 즐기겠다는 관객을 규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연은 혼자 보는 것이 아니다. 주변에 같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있다. 무대엔 최고의 연주를 보여주기 위해 땀 흘리는 연주자가 있다. 상대를 배려하는 최소한의 갖춤이 예의라면, 모자의 들린 앞 챙이 뒷자리 객석의 시야를 가리고 뜬금없는 시점에 일어나 연주의 여운을 음미하는 다른 관객들의 감상을 방해하는 행동은 명백한 무례가 아닐까.

객석 2층은 상대적으로 무대와 멀리 떨어져 관객들의 관람예절에 대한 사각지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2층 객석에서는 이런 지리적 단점을 십분 활용한 관객들이 눈에 띠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일부 관객은 자신들과 인연 깊은 출연자가 나올때마다 객석 앞으로 슬며시 나아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했다.

공연 중엔 휴대폰을 꺼달라는 공연 전 안내 방송을 금방 기억속에서 지운 것일까? 공연장 내에서 촬영 금지는 공연장서 지켜야할 최소한의 기본 예의. 좌석이 어디든 미세한 숨소리 마저 느껴지는 엄숙한 공연장에선 휴대폰 울림이나 카메라 전원의 빨간 불빛은 연주에 방해가 되고 관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음악 공연 시 이러한 행위는 자칫 연주자의 실수를 유발시킬 수 있다. 사진 촬영 금지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저작권이다. 특히 요즘같이 지적재산권이 법적으로 보호 받을 때에는 주의를 해야 한다. 휴대폰 촬영이라도 해도 예외는 아니다.

불교음악은 그동안 꾸준히 발전해 왔다. 특히 이번 공연은 한국의 범패와 서양의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함께 펼치는 크로스오버 공연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그런 음악 콘텐츠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기념 사진과 촬영인 잿밥에만 눈이 어두운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출연자들의 음악적 수준과 열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관객들의 수준도 하나의 공연을 완성케 하는 중요한 척도다. 불교음악 공연에서 왕왕 볼 수 있는 이러한 관객들의 수준 미달 태도는 이제 사라져야만 된다. 만일 다른 종교 관객들이 혹시 레퍼토리가 좋아 공연장에 와서 이 광경을 목격한다면 우리 불교음악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 지 우려가 된다.

또 하나 짚을 것이 있다. 협주곡이든 교향곡이든 합창곡이든 악장마다 박수를 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곡 연주가 끝나야 박수를 치는 것이 매너라는 것도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감상의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그런데 일부 지휘자는 곡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박수를 흥에 겨워 유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휘자는 연주가 끝날때까지 냉정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연주자들도 흐름이 끊기질 않고 관객도 평정심을 유지한 상태로 예절을 준수하며 감상할 수 있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만큼은 반짝이는 것은 눈이면 되고 열어 놓을 것은 귀면 된다. 그리고 떨리는 것은 가슴이면 충분하다. 더 이상 불교음악 공연장에서는 예의없는 관객들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그것이 불교음악을 발전시키는 또하나의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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