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

혜총 스님 지음|조계종출판사 펴냄|1만5천원
〈불설아미타경〉, 무문자 설경이 특징
33개로 나눠 구절에 담긴 내용 해설

조계종 포교원장을 지냈고, 현재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 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혜총 스님(부산 감로사 주지·사진)은 자운 율사를 40여 년간 시봉했다. 혜총 스님은 스승이 매일 아미타불 종자 진언을 1만 독하고, 스스로를 상참괴승(常慙愧僧)이라 칭한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또한 스님 본인도 〈아미타경〉 독송과 광명 진언, 아미타불 종자 진언, 정토 다라니를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수행했다. 그 과정서 절대적이고 결정적인 믿음인 신심은 모든 수행의 근본임을 몸으로 배웠다. 혜총 스님은 ‘믿음이 없으면 깨달음도 없다’는 진리를 체득한 것이다. 그런 스님이 1년 동안 불교언론에 연재한 〈아미타경 강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불자라면 입버릇처럼 염불해 온 ‘나무아미타불’에는 ‘아미타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여섯 자 염불의 주인공인 아미타 부처님은 잘 알고 있듯 서방정토의 부처님이시다. 그런데 이런 아미타 부처님의 땅인 서방정토의 존재와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 그리고 극락왕생의 방법이 담긴 경전이 있다. 바로 〈불설아미타경〉이다. 대부분의 경전이 제자들의 간청에 의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설하신 내용으로 이루어진 반면 〈불설아미타경〉은 부처님 스스로 말씀하신 ‘무문자설경(無問自說經)’이라는 특징이 있다. 〈불설아미타경〉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서방정토와 아미타 부처님을 ‘믿고’, 모든 선근 공덕을 닦아 서방정토에 왕생하라고 말한다. 더불어 일념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염불하라고 권한다.

혜총 스님은 〈불설아미타경〉을 33개로 나눠서 그 구절에 담긴 내용을 해설했다. 그리고 도서 말미에는 한문 〈불설아미타경〉과 우리말 〈불설아미타경〉 〈정토예경〉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을 비롯해 염불 공덕과 인연 이야기를 담은 부록을 수록했다. 이 책은 〈아미타경〉뿐 아니라 아미타 부처님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혜총 스님은 깔끔한 문장으로 왜 아미타 부처님 만나길 서원 하는지, 그리고 왜 서방정토에 가야 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강설 중간 중간에 〈삼국유사〉나 〈왕생록〉과 같은 고서에 전하는 왕생담, 그리고 설화를 소개하며 아미타 부처님의 공덕과 염불 수행의 수승함을 밝힌다. 이와는 별개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강설 저본으로 우리말 〈아미타경〉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강설서는 한문 경전을 저본으로 삼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우리말로 옮긴 〈아미타경〉을 바탕으로 각 구절에 담긴 부처님 가르침을 풀었다. 이는 매우 드문 경우다. 이렇게 우리말 경전을 바탕으로 한 것은 경전 내용이 어렵지 않은 데다, 한 글자 한 글자의 세세한 뜻보다 경전이 담은 내용을 음미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기 때문이다.

혜총 스님은 이 책에서 “염불은 단순한 미신도, 맹목적인 신앙도 아니다. 모든 수행을 포섭하고, 무수한 과거 겁의 악업을 소멸하며 우주의 주인인 나를 적극적으로 발현한다. 염불은 나를 아미타 부처님과 일치시키는 신나는 수행이다.”라고 염불의 공덕을 밝힌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일심으로 발원하고 염불해 아미타 부처님의 땅 서방정토로 들려는 것인가. 〈불설아미타경〉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그 땅의 모든 존재는 성불을 위해 준비했고, 또 그곳에 태어난 사람들은 성불이 예약된 존재들이다. 그래서 정토왕생이란 성불을 위한 지름길에 들어서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우리가 발원하고 아미타 부처님을 염불하는 것은 일신상의 평안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서방정토에 나고 싶은 원, 다시 말해 성불하고자 하는 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총 스님은 이 책에서 “자신의 업이 너무나 무겁다거나 근기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는 어떻게 해야 성불할 수 있는 것인지 방법을 모르는 사람 등 성불을 원하는 이라면 간절한 마음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불러 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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