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니르바나 봉축음악회

1부 합창·독창, 2부 본격 협연
장중미, 청아함이 돋보인 공연

▲ 4월 17일 열린 니르바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봉축음악회. 범패와 오케스트라가 협연을 하는 실험적 공연이 펼쳐졌다.
‘천년의 향기, 미래를 향하여’. 지난 4월 17일 서울 KBS홀,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봉축음악회는 천진불인 명화사 소년소녀합창단의 ‘연꽃 피는날’로 문을 열었다.

1부와 2부로 나눠진 이번 공연은 우선 1부는 합창과 독창 등 성악곡, 2부는 오케스트라와 범패의 협연 등으로 구성됐다. 앞에 편성된 합창단 음성공양은 이번 공연서 흥을 돋우는 애피타이저 역할에 충실했다. 편성의 노림수도 여기에 있던 것 같다. 다섯 번째 순서 부터는 독창이다. 바리톤 김재일씨의 ‘예불’이 눈에 갔다. 조석예불때마다 우리 귀에 익숙한 예불문이 무대 위서 울려 퍼지니 환희심이 솟구쳤다. 굵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전해진 ‘예불’은 객석서 잠시 내 자신을 내려 놓는 찰나를 선사했다.

이어 비구니 스님 성악가 두 분이 무대에 올랐다. 정행 스님과 정율 스님이다. 정행 스님이 차분한 음색의 카리스마를 발산했다면, 정율 스님은 심장의 박동을 역동적으로 끌어올렸다.

2부는 니르바나 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올라 희망찬 환희 서곡을 선사했다. 이어 오늘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범패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시가 연주됐다. 첫 시도인 점에서 많은 이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크로스오버를 넘어선 파격이고 실험적 무대다.

대금이 긴장을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는 동안, 북과 바라, 오케스트라가 동서양을 넘나들며 줄과 줄을 이어 ‘관객 마음속의 줄’인 심금을 울렸다.

하지만 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타악이 소리를 휘몰고, 범패의 장중함 속 청아함이 오케스트라를 시종 리드했다. 아쉬움이 있다면 흐름이 끊기는 엇박자의 호흡이 중간에 몇 번 눈에 띠었다. 연습 부족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만남은 예술적 가치보다는 종교적 가치가 더 컸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을 그간의 노력에 등을 두드려 주고 싶었다.

무대 위가 즐거우면, 객석도 즐겁다. 공연이 끝나자, 일제히 공연장 문이 열렸다. 공연장에 가득 찼던 법열감과 환희심이 세상 밖으로 퍼져나갔다. 여법한 음성공양을 통해 이번 부처님 맞을 채비는 잘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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