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 내 발언, 타인에 1t으로 다가간다
1g 내 발언, 타인에 1t으로 다가간다
  • 승한 스님
  • 승인 2016.04.11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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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언어에 깨어있는 삶

모든 싸움은 말로부터 시작돼
상대에게 희망 혹은 원한 남겨
순간 감정에 깨어있고 타일러야
타인에 사랑과 존경 줄 수 있어

모든 관계전쟁은 말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내뱉은 가벼운 말 한 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긍정 에너지가 되기도 하지만, 분노와 원한을 불어넣는 부정 에너지로 작동하기도 한다. 관계가 힘든 것은 그 때문이다.

말의 어려움을 묘사하고 있는 수많은 격언과 속담, 명언만 보아도 말로 인한 관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그 입은 우유 기름보다 미끄러워도 그 마음은 전쟁이요, 그 말은 기름보다 유()하여도 실상은 칼이로다.’ 구약성서-시편
때는 흘러 없어지지만, 한번 뱉은 말은 영구히 남는다.’- 톨스토이
말이 있기에 사람은 짐승보다 낫다. 그러나 바르게 말하지 않으면 짐승이 그대보다 나을 것이다.’ - 사이디
남의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도 자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잘 들어라.’ 탈무드
험담은 세 사람을 죽인다. 말하는 자, 험담의 대상자, 듣는 자.’미드라시
혀는 뼈가 없지만 뼈를 부숴버릴 수 있다.’ - 위클리프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 -모로코 속담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 - 우리 속담
관속에 들어가도 막말은 하지 마라.’ - 우리 속담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 우리 속담

이처럼 수많은 종교와 철학자, 석학, 문호들이 말의 중요성을 갈파하고 나선 것은 말로 인한 관계의 어려움을 깊이 통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의 원리와 공식만 제대로 알고 익히고 나면 그 어떤 관계라도 두렵지 않다. 오히려 모든 관계를 항상 유익하고 유쾌하고 행복하게 유지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공식과 원리는 간단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는 상대방이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하고 있는가, 그 말을 하는 순간의 상대방의 느낌과 정서에 먼저 눈뜨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말하는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며, 말뿐만 아니라 그의 말투와 몸짓, 표정까지 최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 후 그의 의견과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내 말과 느낌을 전하면 된다.

나의 스승인 용타 스님은 이 같은 말하기의 원리를 관심의 지평 위에 (내 느낌을) 감지 표현하고, (상대방의 느낌을) 공감 반응하라고 이르셨다. ,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해오던 간에 상대방의 느낌과 정서에 깨어 그 정서와 느낌을 먼저 공감, 반응해주고 그에 따른 내 정서와 느낌을 잘 감지해서 표현하라는 것이다.

스승님은 이것을 ‘1g1t의 원리라고 정의하셨다. ‘기적의 미세정서라고도 하셨다. 1t밖에 안 되는 내 작은 말 한 마디의 무게가 상대방의 가슴에 1t, 때론 1,000t의 무게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따라서 정서적으로 여릴 수밖에 없다. 공자도 욕하면 화내고 고래도 칭찬하면 춤춘다지 않던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허물없는 사이일수록 말로 인한 관계전쟁이 더 크게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무것도 아닌 말 한 마디 때문에 이웃 간에 원수가 되고, 부부간에 이혼도 불사하고, 부모자식 간에 척을 진 채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갖고 살기도 한다.

세계적인 지휘자인 정명훈 씨의 어머니 이원숙 여사는 이 같은 말과 관계의 원리에 일찍 눈뜬 사람이다. 이 여사는 7남매를 키우면서 단 한 번도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칭찬과 격려 등 항상 긍정적인 정서의 말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결과 정명훈·명화·경화 3자녀를 세계적인 음악가로 키워낼 수 있었다.

순간의 정서에 눈뜬 삶을 살기 위해 지금 여기(here & now)’란 말을 잊어선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사는 사람은 인생 전체를 놓치고 사는 사람이나 진배없다. 또 지금 이 순간이 모여 내 삶의 마디를 이루고, 그 마디가 모여 내 삶의 전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 여사는 자신은 물론 자식들의 지금 여기(here & now)’에도 늘 깨어있는 삶을 살았던 것이다. 끊임없는 관심과 자식들과의 정서적 소통이 바로 그것이다. 이 여사는 자녀들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존경, 배려로 자신과 아이들의 지금 여기(here & now)’를 지켜보고 다독이며 그들의 가슴에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사랑과 존경, 존중과 배려는 관심의 교집합이자 관심의 다른 이름이므로.

그 관심의 바탕 위에 지금 여기(here & now)’에 눈뜬 삶이야말로 행복과 평화의 밑거름이다. 모든 관계전쟁을 정화하고 멈추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다. 그리고 그 도구는 정서에 깨어있는 느낌언어이다. 자신의 현재 느낌, 현재 정서에 깨어있는 감정언어다. 내 주장과 메시지보다 지금 현재 여기서 일어나는 내 감정과 느낌을 상대방에게 있는 그대로 전하고,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일어난 상대방의 감정과 정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해주는 것이다.

아내와 싸우기 전에, 남편에게 불만을 털어놓기 전에, 아들에게 누굴 닮았냐고 나무라기 전에, 딸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냐고 꾸중하기 전에 먼저 아내의, 남편의, 아들의, 딸의 감정(정서)을 먼저 알아줘라. 그리고 그 감정을 만져줘라. 모든 일이 저절로 다 알아서 잘 되고, 저절로 다 알아서 잘 돌아갈 것이다.

순간의 인생을 놓치지 않는 것이 진짜 삶이요, 행복이며, 사랑이다. 그 삶, 그 행복, 그 사랑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여기(here & now)’에 있다. ‘지금 여기(here & now)’의 느낌이야말로 내 인생을 살리고 네 인생을 살리는 최종최귀의 율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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